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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 관람 후기 (Holy Night: Demon Hunters REVIEW)

sil_ver1 2025. 5. 3.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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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실버입니다.
이번에 관람한 영화는 4월 30일 정식 개봉한 마동석, 정지소, 서현, 이다윗, 경수진 배우 주연의 영화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입니다.
범죄도시 시리즈가 개봉하지 않는 2025년 4월에 찾아온 마동석 배우, 빅펀치 영화사의 작품입니다. 특이한 점은 2021년에 촬영이 진행되고 4년동안 창고에 묵혀진 창고 영화라는 점입니다.

영화의 대략적인 내용은 이렇습니다.
악을 숭배하는 집단으로 인해 경찰도 살해당하는 등 큰 혼란에 빠진 도시.
이 악마 숭배 집단을 처단하기 위해 강력한 힘을 가진 바우, 악령을 내쫓는 퇴마 능력을 가진 샤론, 그리고 이들의 활동을 영상으로 기록, 보조하는 김군으로 뭉친 퇴마집단 '거룩한 밤'이 나섭니다.





올 해 극장에서 본 영화 중 가장 심각한 작품이었습니다.
작년 마담 웹에 이어 돈과 시간이 아깝다고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일단 첫 번째로는 작품이 밑단계부터 단추를 정말 단단히 잘못 꿴 상태에서 그대로 강행시킨다는 점입니다.
장르적으로는 마동석 배우가 펼치는 액션이 주가 될 것 같지만 사실 오컬트 장르의 비중이 훨씬 더 많습니다. 이 작품에서 오컬트와 액션의 비중을 비교한다면 약 7:3이나 8:2 정도로 오컬트의 비중이 상당한 편이지요. 여기서 많은 관객들이 일차로 당황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상영시간은 90여분 정도로 꽤 짧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악마 추종 세력과의 액션은 초반 30여분 밖에 되지 않고 나머지 후반 60여분은 이 악마 추종 세력으로 인해 빙의가 된 피해자를 구하는 구마의식으로 채워져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영화의 홍보나 관객의 기대 요소와 실질적인 영화의 전개가 다른 셈이죠.
초반 오프닝 장면에서 최대한 '그럴 듯 하게' 악마들에 대한 개념이나 세력들에 대한 설명이 나오다보니 작중 주인공들의 '거룩한 밤'세력과 한 판 대결을 펼치겠구나 하는 기대감을 불러일으킨 것과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는 전개입니다.
세력 대 세력의 경쟁 구도인지 아니면 구마의식으로 갈 것인지 방향을 확실히 정하지 못하다보니 기본적인 작품의 내용이 이도 저도 아닌 중구난방이 되어버립니다.

두 번째는 왜 정지소 배우가 연기한 한은서라는 인물이 빙의가 되고 구출해야야만 하는지의 이유가 충분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작중에선 간단하게 스트레스를 받은 순수한 영혼이라는 대사 한마디만으로 이유가 나오는데요, 그렇다고 하기엔 이 악마 추종세력들이 굉장히 공을 들여서 은서를 포섭합니다. 거의 열 명이 넘는 인력이 동원되었고 집까지 팔아 넘길 정도였습니다. 은서가 순수한 영혼이었다는 것 이외에도 장소적인 것이나 특별한 이유가 좀 더 있었다면 적어도 이 작품 속에 나오는 모든 등장인물이나 세력들의 움직임이 납득이 되었을 것입니다. 또 전체 상영시간의 절반 이상을 공들일 정도로 은서를 구해야 할 의미가 있는지에 대해서도 궁금해집니다.

세 번째는 이 작품에서 진행되는 구마의식의 깊이 상당히 얕다는 것입니다.
이 작품의 후반 60분동안 내내 펼쳐지는 구마의식은 6단계 - 존재, 위장, 중지, 목소리, 충돌, 추방으로 구성되고 진행합니다.
다만 이 6단계의 진행이나 설명이 그 때마다 가서야 자막으로 표시되고 인물이 대사를 하면서 설명을 하는 방식입니다. 이 작품에서 핵심이라 할 수 있는 구마의식이 20~30분 정도만 진행된다면 모를까 전체 상영시간의 절반 이상인 한시간 가량 소비하는데요. 먼저 빙의된 악마가 어떤 행동을 하고 나서야 지금은 무슨 단계다 하는 식이라 관객의 입장에선 지금의 단계가 전체 의식에서 어느 순서에 있고 무엇을 할 것인지 객관적인 상황 파악이 되지 않습니다. 또한 이 빙의된 악마가 하는 것이 기괴하게 움직이기, 고개 돌리기, 소리지르기, 물건 날리기 등의 행동을 반복하는 패턴이라 사실 이 6단계가 비슷비슷하게 보이고 반복되는 느낌입니다. 관객의 입장에선 의식의 진행 과정에서 객관적인 위치 파악이나 반복되는 패턴에 지루함을 느끼게 됩니다. 적어도 구마의식을 진행하기 전에 준비과정을 보여주고 작전회의를 하며 6단계로 구성된다는 내용을 설명해준다면 좀 더 관객들이 상황 이해를 쉽게 할 수 있고 상황의 긴장감을 쉽게 느낄 수 있지 않았을까 아쉬움이 들었습니다.

 

네 번째는 부적절한 타이밍의 유머입니다. 

보통 범죄도시 시리즈에서 선보였던 언어유희 유머코드가 이번 작품에서도 이어집니다. 범죄도시 작품들에선 이 유머가 마석도의 캐릭터와 찰떡궁합이고 또 적절한 시기에 잘 배치가 되어 효과적이고 웃음 타율이 높은 편입니다. 

이번 작품에서도 그 유머 코드가 그대로 들어가 있습니다. 초반부에서는 캐릭터들의 성격을 파악하는 과정이라 이 유머코드가 상당히 잘 맞아 떨어지지만, 중반 이후 본격적으로 구마의식이 시작되는 과정에서도 이 유머가 간간이 나오는 것이 문제입니다. 상당히 심각하고 물건들이 다 부서지는 와중에서도 이 유머가 툭툭 치고 들어옵니다. 타이밍이 좀 맞지 않아서 후반으로 갈수록 이 유머가 오히려 극의 흐름을 방해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이 정도로 아쉬운 점이 많았습니다. 아쉬운 점은 이 정도였고 보면서 의문인 점이 있었습니다.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세력과 세력간의 경쟁 구도로 갈 것인지, 아니면 진지하게 구마의식으로만 갈 것인지 정하지 못한 것이 정말 아쉽게 느껴졌습니다. 그게 아니면 콘스탄틴처럼 화끈한 액션으로 가는 방식도 있었겠지요. 그 사이에서 너무 많은 것을 담으려다 많은 것을 잃어버린 느낌이었습니다.

 

배우들의 연기는 생각보다 괜찮았습니다. 특히 악마에 빙의된 한은서를 연기한 정지소 배우의 연기는 볼수록 '고생을 많이 했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습니다. 내내 소리를 지르고 괴상한 자세를 유지하는 모습이 내내 이어집니다. 그에 못지 않게 서현 배우가 펼치는 연기도 만만치 않은 모습입니다. 문제는 작품의 설정이나 디렉팅이 잘못되어 이들의 연기력이 제대로 관객에게 전달되지 못한다는 것이죠. 특히 이다윗 배우가 연기한 김군 캐릭터가 이런 경우였습니다. 이쪽은 캐릭터 활용도 제대로 못해서 더더욱 아쉬움이 느껴졌습니다.

 

김군에 대해서 이야기를 이어나가면, 거룩한 밤에서 김군은 영상을 기록하는 역할입니다. 캠코더를 내내 들면서 악령이나 악마 추종자들을 바우나 샤론이 퇴치하는 모습을 담아내어 기록을 하고 이 기록을 바탕으로 분석을 하면서 거룩한 밤 내에서 온갖 잡일을 한다는 설정입니다. 

김군이 카메라로 영상을 찍는다는 것을 영화는 적극적으로 활용을 합니다. 바로 중간중간마다 핸드헬드 기법으로 캠코더 카메라의 시점을 담아내는데요. 나름대로 이 작품에서 유일하게 긍정적인 시도였습니다. 단순히 등장인물들을 바라보는 관찰자적 시점에서 현장감을 느낄 수 있는 당사자의 시점으로 비춰지니 영화 속의 기괴한 현상들을 보다 가깝게 직면할 수 있는 느낌이었습니다. 이외에도 '카메라'를 통해 상황을 관찰하는 장면이 많이 있습니다. 은서의 언니인 정원은 의사로서 동생인 은서를 병실에 감금하고 이상현상을 CCTV를 통해 관찰하는 모습도 나옵니다. 차라리 이 카메라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CCTV 화면이나 캠코더만으로 이 영화 속 상황을 담아내는 과감한 시도를 했다면 새로운 느낌을 주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작품을 보면서 연상되는 다른 작품들이 많았습니다. 위에서도 언급했던 콘스탄틴도 생각나고, 검은 사제들, 검은 수녀들 시리즈도 떠올랐고 악마 또는 악령을 퇴치한다는 점에선 천박사 퇴마연구소가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문제는 이들 작품들보다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점이 문제입니다.

 

마동석의 화끈한 액션이나 범죄도시급의 유머나 액션을 기대하셨다면 그 기대치를 많이 내려놓으시는게 좋겠습니다.

오컬트 장르를 좋아하신다면 호기심이 많이 드실 작품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제 주관적인 평가는 망-평-수-범-명작 중 '망작'입니다.

굳이 추천을 하고 싶진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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