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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질라 마이너스 원 -1.0 (ゴジラ-マイナスワン GODZILLA MINUS ONE) 관람 후기
    영화 및 영상물/OTT 후기 2024. 6. 3.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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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실버입니다.

    작년 11월, 일본에서 개봉한 고질라 시리즈의 신작 고질라 마이너스 원이 한국에선 극장 개봉을 하지 않고 넷플릭스를 통해서 공개가 되었습니다. 할리우드의 몬스터버스 시리즈의 고질라와 달리 일본쪽의 고질라는 신 고지라 이후로 간만에 실사영화로 제작이 되었습니다.

    제작비 10억 엔 대에서 일본 현지와 북미에서 굉장한 인기를 끌었고, 심지어는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비영어권 최초로 특수효과상을 수상하는 모습까지 보여줘서 개인적으로 기대를 하고 있었던 작품이었습니다. 일본에선 아이맥스와 돌비시네마로도 개봉을 했기에 그래도 한국에서는 극장에서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결국 넷플릭스로 공개가 되었지요. 그나마 4k 해상도로 돌비 비전과 돌비 애트모스를 제대로 지원합니다. 

     

    대략적인 내용은 이렇습니다. 2차 세계대전 패배 직후의 일본에 고질라가 나타나고, 패전국이 된 일본과 연합국은 사실상 방치한 상태에서 민간이 서로 힘을 모아 고질라를 격퇴시킨다는 내용입니다. 

     

     

    작품을 감상하고 나서 두 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나는 몬스터버스 첫 작품이었던 2014년 고질라 이후로 제대로 묵시록적인 괴수물이었다는 점이고,

    나머지 하나는 왜 국내에서 극장 개봉을 하지 않았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일단 괴수물로서는 합격점을 주고 싶습니다. 괴수물로서 재앙, 좌절, 절망감이 정말 잘 표현이 되었습니다.

    가장 인상적인 장면으로는 중간 부분 긴자 거리가 파괴되는 모습인데, '무자비'한 괴수 고질라의 모습이 정말 제대로 잘 담겨졌습니다.

    괴수 UFC 수준으로 시리즈 전반적인 노선이 변한 할리우드의 몬스터버스와 완전히 다른 느낌의 분위기와 무게감이었습니다.

    가히 '재앙'이라 할 수 있는 괴수라는 점이 그동안 몬스터버스 시리즈를 보며 느꼈던 갈증을 한 번에 해소하는 느낌이었습니다.

     

    OTT로 공개가 된 것 치고 영상의 색감과 사운드가 수준급입니다. 

    CG는 정말 공을 들여서 만들었다는 점이 느껴집니다. 최상급은 아니지만 우리나라 돈으로 약 100억 원대 정도의 제작비로 이 정도의 영상미를 선보였다는 점에서 좀 놀라웠습니다. 괜히 아카데미에서 수상한 게 아니긴 했습니다.

    사운드의 경우도 넷플릭스에 공개된 영화 치고 돌비 애트모스를 지원하는데 생각보다 소리 출력이 상당합니다.

    일단 고질라의 발걸음 소리는 저음역대로 출력이 되는데, 고질라가 등장하는 장면에선 우퍼가 둥둥둥 발걸음에 맞춰 열심히 일을 합니다.

    그리고 방사열선을 내뿜고 파괴하는 장면에선 온 채널에서 소리가 뿜어져 나옵니다. 특히 윗부분, 업스파이어링 채널의 소리 출력이 상당한 수준이었습니다. 영상미 뿐만 아니라 음향적인 부분에서도 꽤 공을 들였다는게 느껴졌습니다.

     

    다음으로는 국내 개봉을 못한 이유에 대한 부분입니다.

    전체적으로 이 작품은 전쟁에서 살아남은 자들의 필사적인 생존기를 담아내고 있습니다. 

    패전국의 국민들이 고질라라는 위기 속에서 다시 힘을 뭉쳐 이겨낸다는 겁니다.

    영화 작품 속에서 대사를 통해 직접적으로 '반전' 의식을 드러내는 부분이 꽤 있습니다. 

    이 나라는 목숨을 소중히 하지 않는다는 식의 대사가 정말 여러 차례 강조되며 나옵니다. 

    그렇지만 어디까지나 이건 일본의 기준이고, 식민 지배를 받았던 한국의 입장에선 고개를 갸우뚱 하게 만드는 요소입니다.

    분명 군국주의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긴 합니다. 

    하지만 주인공 자체가 가미카제 비행기 조종사였으나 겁이 나서 비행기를 타지 않아 패배한 전쟁에서 살아남는 군인이고,

    또한 고질라가 나타난 일본의 상황은 패전국으로서 군대가 없는 일본에다, 소련의 눈치를 봐서 쉽게 군사적인 움직임을 펼칠 수 없는 연합국이라는 설정입니다. 실제로 한국 전쟁 전까지 남북의 이념 갈등이 있었던 한반도였다면 모를까, 완전히 연합국의 군사적 지배를 받던 일본이 소련의 눈치를 봐서 연합국이 사실상 일본을 버렸다는 설정은 너무 과도한 패배자적 설정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패전의 명분은 일본에게 있었다는 점이 나타나지 않은 채로 버려진 군함과 비행기로 스스로 힘을 키워 고질라를 무찌른다는 점은 은연중에 일본의 재무장을 바라는 요소를 담은 게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그렇다보니 국내에선 일본 행정부에 대한 신랄한 풍자가 핵심이었던 신 고질라와 달리 극장 개봉을 할 수 없지 않았나 하는 생각입니다.

    영화적 재미는 있지만 뒷 맛이 좀 쓰라린, 간만에 잘 나온 고질라 마이너스 원이었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수작+ 정도의 느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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