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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천문: 하늘에 묻는다 후기 (Forbidden Dream Review)
    영화 및 영상물/영화후기 2019. 12. 30. 0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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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일요일 밤에 집 앞 영화관에서 천문: 하늘에 묻는다를 관람했습니다.

    세종 역에 한석규, 장영실 역에 최민식.

    두 배우가 쉬리 이후로 20여년 만에 호흡을 같이 하는 작품으로 많은 관심을 모았습니다.

     

    한편으로는 나랏말싸미가 엄청난 역사 왜곡 문제로 인해

    이번 작품도 왜곡 논란이 있었으나, 이쪽은 실제 역사에서 영감을 얻어 제작했음을 분명히 하고 진행합니다. 고증 오류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미리 인정하고 넘어가서 그렇게 큰 논란은 없었습니다.

     

     

     

    내용은 간단하게 말씀드리자면

    관노에서 탁월한 재주를 인정받아 세종에 의해 종3품 대호군이 된 장영실.

    20여년 동안 조선의 하늘, 시간을 만들며 많은 성과를 거두지만

    뜻하지 않은 사고에 휘말려 장영실은 궁 밖으로 내쫓기게 됩니다.

    그러면서 수많은 성과를 만들던 과거를 돌이키며

    장영실과 세종 두 사람의 숨겨진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1.

    영화를 보고 든 생각은

    브로맨스 7 : 정치극 2 : 두 사람의 업적 1

    이 비율로 영화가 구성되어 있습니다. 천문을 보신 다른 분들도 브로맨스를 이야기 할 정도로 영화 자체가 중년 브로맨스가 거의 대부분입니다. 단 몸이 부대끼는 농도 짙은 브로맨스가 아닌 그냥 뜻이 통해서 사이가 좋은 훈훈함이 넘치는 브로맨스 입니다. 너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훈훈함이 채워짐을 넘어 넘치기도 합니다. 그리고 감동적이고 먹먹하기까지 합니다.

     

    2.

    다만 영화 대부분이 브로맨스다 보니 정작 영화를 관람한 후에 머릿속에서 짧게 정리가 잘 안됩니다. 제대로 업적을 다룬 것도 아니고, 정식으로 장영실이 여러 위기를 겪으며 발명품을 만든 과정을 보여준다는 내용도 아니고 이 발명품을 만들면서 세종과 장영실이 어떤 대화가 오고 가고 무엇을 했는가위주로만 나오다 보니 이 영화를 두 사람의 브로맨스외에 설명할 방법이 없습니다.

     

    3.

    명확한 서사 없이 훈훈함과 약간의 멜로물 감성이 전체 상영시간인 132분 동안 이어집니다.

    백이면 백 늘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배우들의 연기력으로 이 모든 것을 커버합니다.

    일단 주연인 최민식, 한석규 배우는 두말할 것 없고, 조연으로는 신구, 허준호, 김태우, 김홍파, 김원해, 임원희, 윤제문, 오광록 등 정말 조연까지 간만에 꽉 채운 배우진입니다.

    덕분에 등장인물들 간의 묘한 조합이 맞물리면서 느릿느릿한 극 전개에 물리지 않도록 적절한 긴장감과 몰입감을 줍니다. 그리고 다들 적절한 배역을 맡았고 극 전체적으로 다들 고르게 존재감을 나타냅니다. 캐릭터 배분만큼은 정말 신경 잘 써서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4.

    다만 영화를 제작자 쪽과 관객 사이에 굉장한 거리감이 있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백성을 위한 마음, 애민사상으로 가득한 세종. 그리고 그의 뜻을 같이하면서 훌륭한 재주를 가졌고 동시에 충신이었던 장영실. 아마 관객이든 제작자든 시작점은 같았지만 관객은 과학 기술과 발명품에 대한 서사를 기대했을 텐데 만들어진 영화는 짙은 브로맨스의 우정영화가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워낙 브로맨스가 짙다 보니 세종의 애민사상과 재주 있는 충신으로서의 장영실, 두 위인의 업적과 그 의의를 느끼기 어려웠습니다. 천문: 하늘에 묻는다에 나타난 브로맨스는 영화 속 두 사람이 아니라 다른 사람으로 바꿔서 만들 수 있습니다. 조선시대가 아닌 현대극으로 만든다면 대통령과 장관, 차관 혹은 비서관이라는 관계로서 그려나가는 정치 이야기로도 대체가 가능합니다.

    굳이 세종과 장영실로 엮어야 했던 마땅한 이유가 느껴지지 않아 개인적인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5.

    어쩌면 제작자들이 되도록 싸움을 줄이고 국민을 위한 올바른 정치를 하라는 메시지를 던진 작품이 아닌가 생각도 듭니다. 이제 곧 총선 시즌이 오는데 정치인들이 연말, 새해를 맞아 이 영화를 극장에서 단체로 우루루 관람하는 퍼포먼스를 선보이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영화를 보고 브로맨스에만 빠지지 말고 상대 진영의 정치인들과 사이좋게 지내며 국민을 생각하는 정치를 보여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감히 해봅니다.

    (갑자기 글이 거국적으로 변했네요.)

     

     

    정리하자면 위에도 언급했듯이 이 영화는 브로맨스 7 : 정치극 2 : 두 사람의 업적 1 비율의 영화입니다. 그래서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좀 더 정치적이고 장영실의 업적에 비중을 둔 서사가 있었다면 더 흥미진진한 영화가 나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영화에 대한 제 평가는 평작입니다.

     

    +쿠키 영상은 없습니다.

    +장영실 교육용으로 관람하기엔 내용이 너무 빈약합니다.

    차라리 위인전을 보는 편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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