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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관람 후기 (BEASTS CLAWING AT STRAWS REVIEW)
    영화 및 영상물/영화후기 2020. 3. 3.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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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지난 삼일절날 집 앞 극장에서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영화를 보고 왔습니다. 요즘 코로나19 때문에 야외활동도 제대로 못하고 있는데요, 특히 극장가는게 좀 겁이 날 정도입니다. 영화관이 좁은 공간이 여러 사람들과 함께 같은 공간에 있는 특수성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런데 저만 겁을 먹은게 아니더군요. 모두가 극장은 다 기피하고 있었습니다.

    오죽하면 일요일임에도 한 영화의 하루 종일 예매 관객이 10명도 안되었고

    낮 시간대에도 많아야 1명밖에 예매를 안해서 오히려 더 안전할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 큰 맘 먹고 극장에 갔습니다.

     

    일단 영화에 대해 본격적으로 이야기하기 전에 알고 가야 할 점이 있습니다.

    이 영화는 일본의 소네 케이스케가 쓴 동명의 일본 소설이 원작입니다. 원작도 돈가방을 두고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아냈다는 것이 특징이고

    두 번째로는 이 영화의 감독인 김용훈 감독은 이번 작이 데뷔 작품입니다. 그는 CJ10년간 다니다 영화를 만들겠다고 사표를 내고 서점에서 우연히 동명의 소설을 접한 뒤 이 영화를 제작했다고 합니다. 어떻게 보면 영화만큼이나 감독의 입장에서도 영화 제목처럼 절박한 심정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 영화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가죠. 영화의 전체적인 내용은 이렇습니다.

    사라진 애인 때문에 엄청난 빚에 시달리는 태영, 알바로 온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가장인 중만, 새로운 삶을 살아가려고 하는 연희, 태영에게 돈을 빌려준 고리대금업자 박사장, 빚과 가정폭력에 시달리는 미란, 불법체류자 진태 등 각자 사연이 있는 사람들에게 어느 날 5억이 담겨져 있는 돈가방이 나타납니다. 마지막 한 방, 자신의 삶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사람들은 이 돈가방을 얻기 위해 나서게 되고 알 수 없는 사건 사고들이 계속해서 일어나는 내용입니다.

     

    가장 먼저 이야기 할 점은 정말 다양한 배우들이 출연한다는 것입니다.

    전도연, 정우성, 배성우, 윤여정, 정만식, 진경, 신현빈 등 각자 한 연기력 뽐내는 배우들이 선보이는 다양한 캐릭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고민, 처해있는 상황 등 여러 관계가 얽히고설킨 구조라 장면마다 어떤 인물이 있는가에 따라 다양한 상황이 펼쳐집니다. 일종의 군상극에 가까운 장르다보니 영화에서 특별히 어느 인물에게 비중이 있다거나 편애한다거나 그런 느낌이 없습니다. 등장하는 인물들을 무미건조하게 관찰하는 느낌입니다. 특별히 주인공, 조연이라는 구분이 없고 돈가방을 위해 무슨 행동을 하는지 한 발짝 물러서서 바라보는 느낌입니다. 인물에 대한 감정이입의 요소는 거의 없습니다.

     

    자연스럽게 무한도전의 돈가방 특집이 떠오르게 되는데 이 영화는 그보다 상위호환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다만 전자는 가벼운 부상과 재미가 오고가지만 여기는 목숨이 오고가는 상황이라 상당히 진지하게 흘러갑니다. 그리고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습니다. 굉장히 폭력적인 장면이 많습니다. 자신의 욕망을 실현시키기 위해 살인도 무자비하게 저지릅니다. 아마 이런 요소 때문에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 판정을 받은 것 같습니다. (선정성은 거의 없고 확실히 폭력성입니다.) 크게 고어한 부분은 없지만 잔인한 요소가 있습니다.

    주인공이 기---결을 거치는 정형화된 이야기 구조가 아닌 마이너한 B급 범죄 스릴러 영화입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단순하게 이야기를 전개하지 않습니다. 시간의 순서를 뒤섞고 여러 장으로 나눠 구분 짓는 방식을 사용합니다. 꽤 산만하게 느껴질 수 있는 방식이지만 여기엔 나름 이유가 있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돈가방을 두고 절박한 삶을 살아가는 인물들이 나타나지만 이 인물들은 모두 똑같은 능력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어떤 인물은 출입국 사무소에 있고, 어떤 인물은 많은 부하를 거느린 거대 조폭 조직의 보스이고, 어떤 인물은 살인에 능통하며, 누구는 아무 능력 없이 정말 성실히 알바만 하는 사람입니다. 이렇게 할 수 있는 능력이 다르기 때문에 시간 순으로만 배치하면 밸런스가 무너지게 됩니다. 각각의 캐릭터가 등장 활약 마무리 짓는 과정에서 능력에 상관없이 작품 내에서 고르게 중요한 입장에 서도록 시간의 순서를 뒤섞어 밸런스를 배분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시간을 섞으며 중간마다 미래에 있을 일에 대한 힌트, 단서를 제공합니다. 아마 이 영화를 다회차 관람하다 보면 놓친 부분을 발견하는 재미를 느끼게 될 것입니다. (아쉽게도 저는 이 영화에 곳곳에 준 단서를 많이 놓쳤습니다.)

     

    아쉬운 점은 중반이 상당히 늘어진다는 겁니다. 인물들이 대화를 이어가는 장면이 중반에 몰려 있는데 영화 구조 자체가 인물의 감정, 처지에 몰입하기 어려운 구조다보니 그냥 계속 지켜봐야만 하는 상황이 꽤 깁니다. 이 부분에서 손목에 찬 시계를 몇 번 보게 되더군요.

    그렇다고 영화의 결론이 중반의 늘어짐을 인내한 것을 충족시킬 정도의 쾌감을 주진 못했습니다. 특색은 있지만 확실한 재미는 약간 부족했습니다.

     

    전체적으로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영화에 대한 제 평가는 평작입니다.
    선정성보단 잔인함, 폭력성이 더 많은 작품입니다. 이 점 참고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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