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거:유관순 이야기 감상 후기 - 유관순 열사를 통해 3·1운동의 정신을 보다

안녕하세요, 토요일엔 어머니와 같이 ‘항거:유관순 이야기’를 관람했습니다.

영화의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유관순 열사에 관한 영화입니다. 이번 글은 영화를 감상하고 난 뒤 느낀 점들을 나열해봤습니다.

 

1.

모두가 유관순 열사가 3.1절 만세 운동을 이끌고 감옥에서 수감되었다 죽었다는 사실만 알지, 그 감옥에서 어떻게 살아갔고, 어떻게 죽음을 맞이했는지는 자세히 몰랐었죠.

이 영화는 3.1운동 이후, 유관순 열사가 감옥에 수감되고 목숨을 거두는 그 순간을 담아낸 영화입니다.

 

2.

일단 가장 먼저 항거:유관순 이야기를 보고 든 느낌은 ‘참담함’이었습니다. 영화 속에선 일제 치하에서 조선인이 어떻게 탄압을 받고 지냈는지, 특히 서대문형무소의 독립투사들을 어떻게 대했는지 보여줍니다. 특히 고문 장면 표현의 수위에 있어서 최소한의 절제는 있습니다만, 다소 잔혹한 장면이 많았습니다.

 

3.

개봉 이전에 단순히 3.1절에 맞춰서 개봉하는 단순한 영화가 아닐까 생각했지만 그렇지 않았습니다. 그냥 역사적 사실을 나열하기만 하는 영화는 아닙니다. 한 명의 사람으로서 유관순 열사를 바라보다 나중에는 민중으로 향하는 영화였는데 가슴 속에서 큰 울림이 울렸습니다. 모두가 평등하고 자발적이라는 3.1운동. 영화 속의 유관순 열사와 같이 수감되었던 동료 분들의 대사와 행동으로 3.1운동의 정신을 표현했습니다. 생각보다 준비가 많이 된 느낌이었고 교훈적이었습니다. 단순히 시기에 맞춰 개봉하는 영화는 절대 아니었습니다.

 

4.

고아성 배우의 존재감이 상당했습니다. 표정 눈빛 대사 하나하나가 유관순 열사라면 이렇게 했을 것 같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정말 많이 노력했다는 느낌이 들 정도였고 아직 3월밖에 되지 않았지만 올 해 한국 영화 중에서 손꼽히는 연기가 아니었나 싶을 정도였습니다.

 

5.

또 다른 인상적인 부분은 흑백 연출입니다. 영화의 거의 대부분의 분량이 흑백으로 진행됩니다. 이 영화 속에선 유관순이 과거를 회상할 때만 컬러로 장면이 전환됩니다. 감독의 말로는 서대문형무소의 열악한 환경의 가학적인 느낌을 관객이 더 쉽게 느껴질 것 같고, 일상적인 대화가 힘든 감옥 안에서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을 표현하는데는 흑백이 어울릴 것 같아서 흑백을 사용했다고 합니다. 흑백을 통해 관객이 상상하면서 여지를 두게 만들고 싶다는 인터뷰가 있었습니다.

어떤 분은 우리가 유관순 열사의 사진을 흑백으로밖에 접할 수 없기 때문에 흑백으로 한 게 아닌가 하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흑백을 사용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저는 오히려 흑백이 영화에 더 몰입할 수 있었습니다. 일제 치하의 참혹성을 공기마저 무겁게 만들어버리는 연출이 아니었나 싶었습니다.

 

6.

그렇다고 장점만 있진 않습니다. 개인적으로 여러 단점들을 느꼈습니다.

첫 번째는 저예산으로 제작된 영화라 연출에 한계가 어느 정도 있었다는 점, 두 번째는 영화의 흐름이 상당히 느리다는 것입니다. 영화의 흐름이 독립영화 쪽에 가까운데 블록버스터 영화에 익숙한 일반 대중에게는 다소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여러 가지를 종합했을 때 ‘항거:유관순 이야기’에 대한 제 개인적인 평가는 ‘수작’입니다.

영화 하나만 두고 봤을 땐 실험적인 작품이지만 역사적으로 봤을 땐 꼭 한 번쯤은 봐야 할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

마지막 크레딧까지 꼭 보시길 바랍니다.

++

어린 아이들과 보기엔 다소 부적절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