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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증인 후기 (innocent witness review) - 시도는 좋았고 따뜻했지만 뻔함에 갇히다영화 및 영상물/영화후기 2019. 3. 5. 06:16반응형
안녕하세요, 지난 일요일 저녁에 어머니와 함께 영화 증인을 관람했습니다.
저희 어머니께서 정우성이 나오는 영화를 좋아하셔서 보게 되었습니다.
먼저 영화의 대략적인 내용은 이렇습니다.
한 때 신념을 갖고 살아가던 민변 출신 변호사였던 순호, 하지만 대형 로펌에 들어가고 파트너 변호사로 성공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는 사건의 변호사로 지목됩니다. 살인사건의 피고인의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 살인사건의 유일한 목격자를 만나게 됩니다. 목격자는 자폐 소녀인 지우였습니다. 순호는 유일한 목격자인 지우를 증인으로 세우기 위해 의사소통부터 많은 노력을 합니다. 하지만 이내 신념과 세상의 현실과 부딪치게 되고, 진실이 드러나며 사건의 향방은 점차 복잡해지는 식의 이야기입니다.
1.
영화는 전체적으로 참 따듯한 영화였습니다. 훈훈함이 넘쳐 흘렀습니다. 자폐인 사람과 비 자폐인 사람이 친해지는 과정에서 오는 인간미가 영화를 보는 관객으로 하여금 미소 짓게 했습니다. 그리고 자폐는 조금 특별하고 우리와 약간 다를 뿐이지 문제가 있는게 아니다, 편견에서 벗어나자는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굉장히 교훈적인 면이 있는데 개인적으로 증인 외에도 다른 영화들이 이런 교훈적인 면을 담아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증인 영화 속에서 차별을 극복하는 장면은 이 영화의 최대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2.
자폐에 대해 적극적으로 체험, 경험하게 하는 부분은 꽤나 실험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자폐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순호가 자폐에 대해 하나씩 조사해나가는 과정에서 비 자폐인 관객들이 순호와 입장이 동일시되며 지우가 어떤 세상을 살아가고 있고, 왜 그런 행동을 보이는지에 대해 이해하게 만듭니다. 순호의 조사 과정 외에도 아예 직접 지우의 1인칭 시점으로 보여주는 화면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자칫 단순히 스크린 속을 관람만 하는 영화에서 이해하고 공감하는 영화로 한 발 더 나아갔습니다.
3.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김향기 배우의 연기였습니다. 표정이나 행동 말투 하나하나까지 세심하게 연구를 했구나 느껴질 정도로 훌륭했습니다. 거의 혼자 영화를 이끌어나간다는 인상을 줄 정도였는데 새심 대단하다고 느꼈습니다. 하루 전에 봤던 항거: 유관순 이야기는 고아성이 있었다면 증인에는 김향기가 당당히 그 존재감을 내뿜습니다.
4.
증인 영화가 위에서 언급한 여러 장점들이 있지만 단점도 있습니다. 그 중 가장 명확한 단점은 영화가 너무 ‘뻔했다’였습니다. 영화의 전체적인 주제나 흐름이 ‘현실의 편견을 깨자’ 쪽이었지만 오히려 영화의 내용은 틀에 갇혀 버렸습니다. 전형적인 캐릭터, 권선징악, 해피엔딩까지 뒷부분은 자동적으로 예측이 되며 실제로 예측대로 흘러가버리는 전개였습니다. 그러다보니 영화 중반 이후부터는 집중력이 떨어지게 되고 실제 상영시간인 130분보다 더 길게 느껴졌습니다. 내용이 너무 단순해져서 배우들이나 사건 등 여러 요소들을 최대한 활용하지 못한건 아닐까 하는 아쉬움을 느꼈습니다.
이런 내용들을 종합해서 제 개인적인 기준으로 이 영화를 평가한다면 ‘평작’으로 등급을 주고 싶습니다. 시도는 좋았고 모두가 흐뭇하게 바라 볼 수 있는 따듯한 영화였고 배우들의 연기도 좋았고 주제 의식, 메시지도 좋았지만 내용에서 뻔한 틀에 갇혀버려 나머지 장점들이 흐릿해지는 아쉬움이 남는 영화였습니다.
+
온 가족이 봐도 문제없습니다.
오히려 교육적인 면이 강해서 어린 자녀들과 보시면 좋습니다.
++
자폐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어떻게 배려해줘야 하는지 설명을 하는 등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그 점에서 이 영화는 제 몫을 했다고 봅니다.
+++
어머니께서는 볼만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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