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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백두산 관람 후기 - ASHFALL Review
    영화 및 영상물/영화후기 2019. 12. 22. 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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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오늘은 구월동에 있는 인천 CGV에서

    cj가 야심차게 준비한 연말 대작 영화.

    백두산을 보고 왔습니다.

     

     

    내용은 이렇습니다.

    대한민국 관측사상 최악의 자연 재난.

    백두산이 폭발하고 한반도는 혼란에 빠집니다.

    하지만 남아있는 마그마방 때문에 앞으로 4차 폭발까지 우려되는 상황.

    최후의 폭발을 막기 위해 전역을 앞둔 EOD특전사 대위 조인창은

    핵무기를 이용, 백두산의 폭발을 막는 비밀 작전에 투입됩니다.

    작전 도중 북한에서 리준평을 만나게 되지만 또 다른 문제에 봉착하게 됩니다.

    그렇게 백두산의 4차 폭발을 막기 위한 그들의 고군분투가 이어집니다.

     

    가장 먼저 기대했던 부분은 백두산의 화산폭발을 과연 어느 규모로 표현할 수 있는가? 였습니다. 초반부터 백두산 폭발의 여파로 강남역 일대에 지진이 발생하는 장면은 상당히 놀라웠습니다. 친숙한 공간이 처절하게 파괴되는 모습이 참 새롭게 다가왔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놀라운 장면은 여기까지였습니다. 나머지는 상당히 평범하게 흘러갔습니다. 영화는 분명 백두산 화산 폭발을 다루지만 정작 백두산이 많이 안 나온 게 첫 번째 문제점입니다.

     

    화산 폭발이 발생하고 최악의 추가 폭발을 막기 위해 모든 사람들이 고군분투하는 자연재난 영화를 기대했지만 영화 백두산은 중반부터 그런 자연재난 영화들과 살짝 다르게 흘러갑니다. 남북한 공동작전이라는 장르로 방향이 달라집니다. 작년 연말에 개봉했던 PMC:더 벙커같이 흘러갑니다. 마침 이 작품의 주연이 하정우였네요. 작년 PMC 더 벙커는 남북갈등의 소재는 한국영화만의 장점으로 키워야 한다고 했는데 1년 뒤에 개봉한 백두산에선 자연 재해에 초점을 맞춰도 부족한 120분 영화의 절반 이상을 할애합니다. 전 잘못되었다고 봅니다.

    이 부분은 2년 전에 개봉했던 영화 강철비가 생각났는데, 강철비는 후반부가 당황스럽긴 했습니다만 남북관계를 둘러싼 주변국들의 심리전과 첩보전이 주는 긴장감이 극 전체를 흥미진진하게 만들었지만 이번 백두산은 그렇지 않습니다.

     

    후반부의 신파 역시 악영향을 줬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 영화속의 신파가 등장인물의 직접적인 동기가 되기 때문에 아예 없앨 순 없습니다. 다만 필요 이상으로 그 분량이 너무 깁니다. 체감 상 15분 정도에 아이를 생각하는 장면만 나오는데 역시 이 부분도 과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가장 큰 문제점은 기본기가 제대로 안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편집에 문제점이 꽤 큽니다. 영화 몰입을 방해하는 컷 전환이 크게 2,3개 정도 있었습니다.

    갑자기 그냥 다음 장면으로 넘어가버리거나 위기에 빠졌던 인물이 갑자기 정상인 상태로 멀쩡하게 있는 등 편집의 상태가 상당히 심각했습니다.

    그리고 인물 설정도 제대로 활용을 못하고 있습니다. EOD, 즉 폭발물처리반인 조인창이란 인물이 중간 해체 외에 극 전체를 관통할 중요한 일을 하는 것을 못 봤습니다. 편집 과정에서 짤렸을 수도 있지만 적어도 EOD를 더 부각하는 장면들이 있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듭니다.

     

    굉장히 단점이 난무하는 영화였지만 그래도 하정우와 이병헌 두 배우가 펼치는 케미가 그나마 처참한 영화를 힘겹게 이끄는데 성공합니다. 이 영화에서 손꼽을 만한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중간에 깜짝 특별출연 배우가 있습니다.

     

    쓰다 보니 단점이 무수히 많아졌습니다. 나름 이유가 있습니다.

    이 영화는 CJ가 연말 텐트폴 영화, 그러니까 연말 특수를 노리고 만든 대작 영화라는 겁니다. 제작비는 300억원에 가깝고 손익분기점은 730만 명입니다. 2년 전에 개봉하고 말이 많았던 영화 군함도와 거의 동급이거나 그 이상의 제작비가 투입이 된 셈입니다.

    거대한 제작비가 들어간 대작 영화라면 많은 관객들이 볼 수 있도록 다른 영화들에 비해 좀 쉽게 쉽게 내용이 전개되는 것은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영화 백두산의 경우는 편집도 설정도 심각합니다. 기본기부터 제대로 다져지지 않은 연약지반에서 100층이 넘는 고층빌딩을 짓는 것처럼 무모합니다.

    CG는 어떠했나요? 덱스터 스튜디오에 걸맞게 기대한 만큼 딱 나왔습니다. 백두산 폭발하는 장면, 강남역의 지진 장면 등 거대한 스케일에 걸맞게 잘 표현되었습니다만, 영화 편집 자체가 이러니 빛바랜 느낌이 들었습니다. 후반 작업이 굉장히 촉박했고 실제로 1213, 개봉 일주일도 안남은 시점에 마무리가 되었다고 하니 스태프들이 얼마나 촉박하게 작업을 했을지 분간이 안 됩니다. 좀 더 제대로 만들어졌다면 강남역과 백두산 외에 엄청난 규모의 CG 시퀀스가 1~2개 더 영화에서 볼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이 영화가 연말 특수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개봉 일을 늦췄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약간의 불쾌함도 느꼈는데 연말 특수 잡아보겠다고 이도저도 아닌 완성도로 연말 대작을 관객에게 들이미는 것이 맘에 들지 않았습니다. 영화는 10년 전 감성, 터져야 할 백두산 대신 제대로 터진 것은 두 배우간의 언어유희. 그나마도 이 언어유희가 축 처진 극의 중반을 힘겹게 이끌어갑니다. 개봉일자만 넉넉하게 잡았더라면 이 사단은 나지 않았으리라 생각합니다. 제가 예상하건대 아마 CJ는 이 작품을 아이맥스 DMR 포맷으로도 개봉하려고 했겠지만 촉박한 후반 작업 일정으로 인해 아이맥스는 포기하고 그냥 개봉만이라도 하자는 심정이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이 영화에 대한 제 평가는

    - - - - 명작 중 평작입니다.

    촉박하게 만든 2009년식 연말 대작 영화라고 요약할 수 있겠네요.

    이 외에 영화에서 기만이 느껴졌습니다.

    좀 촉박하게 만들었지만 흥행코드를 다 넣었으니 성공하겠지? 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위에 단점들만 주구장창 써놓아서 글을 읽으며 영화가 정말 대놓고 형편없다고 느끼실 수 있겠지만 무작정 형편없진 않습니다. 다만 연말 대작이라는 규모와 기대감에 걸맞지 않는 영화입니다. 그냥 팝콘 먹으면서 보기엔 나쁘진 않습니다.

     

    +

    쿠키 영상 하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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