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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후기 (PORTRAIT DE LA JEUNE FILLE EN FEU, Portrait of a Lady on Fire REVIEW)
    영화 및 영상물/영화후기 2020. 1. 20. 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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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지난 18일 토요일날 영화공간 주안에서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이란 영화를 관람했습니다.

    SNS에서 많은 분들이 언급을 하셔서 대체 무슨 영화길래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할까 싶었는데

    크게 두 가지 요소가 제 눈에 들어왔습니다.

    퀴어 영화, 칸 영화제 각본상, 퀴어종려상 수상이라는 요소가 더더욱 궁금하게 만들었습니다.

     

     

     

    영화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원치 않는 결혼을 앞둔 귀족 가문의 아가씨인 엘로이즈,

    그녀의 결혼 초상화를 그리기 위해 화가 마리안느가 도착합니다.

    허나 정해진 시간 안에 엘로이즈 몰래 초상화를 완성해야 하는 조건이 붙습니다.

    순탄치 상황에서 한 발짝씩 떨어져 엘로이즈를 관찰하는 마리안느.

    점점 관찰하면 할수록 미묘한 감정이 샘솟고, 둘 사이의 간격은 점점 좁아져 갑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두 사람의 사랑을 다루는 모습이었습니다.

    화가와 귀족, 그려지는 사람과 그리는 사람.

    이렇게 불평등한 관계로 거리감을 두던 사람이 점점 물리적, 마음적인 거리가 0에 가까워지는 과정이 참 탁월합니다. 영화는 마리안느가 엘로이즈의 집에 머무는 그 기간 동안 여러 에피소드가 일어납니다. 영화의 초반, 중반까지는 매우 정적이지만 중반부터는 두 사람의 관계가 급속도로 가까워지며 엔딩에선 폭풍 같은 감정에 방점을 찍습니다.

    영화는 엘로이즈의 초상화로 시작하여 끝을 향해 가는데

    직업의 차이, 신분의 차이, 현실의 장벽을 왔다 갔다 하는

    두 여인의 사랑과 감정을 작품 내에서 완성되는 엘로이즈의 초상화처럼

    작품 전체가 하나의 그림이 완성되는 과정을 보는 느낌이었습니다.

     

     

    또 주목할 점은 불평등과 평등이었습니다.

    신분의 차이, 직업의 차이, 그려지는 이와 그리는 이.

    두 여인은 처음 만나는 순간부터 불평등한 위치에 있었습니다.

    그리고 작품의 중심이 되는 초상화 제작에서 시선을 통해 불평등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엘로이즈 집의 하녀인 소피의 에피소드를 비롯하여 시간이 지나며 둘의 격차가 점점 좁혀집니다.

    그리하여 동일한 선상에 둠으로써 진정한 사랑을 완성합니다.

    그리고 중간중간마다 오르페우스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 이야기가 영화 속 두 여인의 관계에도 자연스럽게 이입이 되고, 다양한 해석을 제시합니다.

    어떻게 보면 여성도 주체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주장합니다.

    영화를 보면서 진정한 사랑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내용 말고 시각적인 면, 미장센도 상당히 탁월했습니다.

    영화 전체적으로 화면과 색감 모두 아름다웠습니다.

    특히 두 여인이 해변에 있던 장면이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화면마다 인물의 표정에 집중하게 만드는데, 두 사람의 얼굴과 눈빛, 표정, 시선의 미묘한 차이를 대비시킨 게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리고 두 사람의 감정이 요동칠 때 묘하게 화면이 흔들리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요소들이 더욱 영화 관람에 감칠맛을 더했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독특한 것은 소리 부분이었습니다.

    자연소리, 말소리, 모닥불 피우는 소리 등 현장의 자연 소리를 정말 최대한 들려줍니다.

    (거의 ASMR급입니다.)

    그리고 영화가 상당히 정적입니다.

    적은 대사와 소리지만 얼굴 표정을 통해 말 이외에 시각적인 요소까지 관객에게 말을 하고 있었습니다. 극중에 나오는 음악도 두 곡이 전부입니다. 축제 때 나오는 아카펠라와 비발디의 사계 여름 음악인데 두 음악은 영화 내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에 나옵니다. 음악이 사용되는 장면에선 정말 음악이 주는 효과와 배우의 연기력이 잘 어우러졌는데 감탄하면서 봤습니다.

     

     

    모든 것을 종합한 제 개인적인 평가는 범작입니다.

    전체적으로 잘 만든 영화입니다.

    현실의 벽을 넘어서서 평등을 향한 두 여인의 진정한 사랑을 정말 잘 담아냈습니다.

    대사뿐만 아니라 시각적인 요소까지 놓칠게 없는 작품이었습니다.

    그리고 애간장을 태우면서 상당히 여운이 남는 영화입니다.

    다만 진입장벽이 다소 높고, 15세 관람가 치고 상당히 수위가 높은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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