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올빼미 관람 후기 (The Night Owl REVIEW)영화 및 영상물/영화후기 2022. 11. 28. 03:17반응형
안녕하세요, 실버입니다. 이번 주 토요일엔 집 앞 영화관에서 배우 류준열, 유해진이 주연을 맡은 영화 올빼미를 관람했습니다. 조선 인조 시대를배경으로 한 사극 영화입니다. 인조 실록에 수록된 문구 중 ‘세조가 독극물에 독살 된 것처럼 죽은 채 발견되었다‘라는 문장을 바탕으로 만들어진사실 기반의 허구적 이야기입니다.
대략적인 내용은 이렇습니다. 주맹증을 겪고 있는 경수는 어의에게 실력을 인정받고 궁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궁에 들어가 왕실의 여러 인물들에게 침을 놓는 경수, 하지만 어느 날 주맹증 증상이 약한 밤 시간대에 희미하게 소현세자가 죽은 모습을 보게 되고, 이로 인한 혼란스러운 상황의 한가운데로 빠지게 되며 겪는 일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독특하게도 주맹증이란 장애를 소재로 한 영화입니다. 극 전체를 이끌어가는 새로운 소재와 역사적인 사실을 정말 잘 배합한 영화입니다. 생각외로 밀도있게 극이 전개가 되고 있습니다. 주인공인 경수의 배경부터 궁에 입궐하는 장면, 그리고 작품 전체에서 핵심적인 장면이 일어나고, 그로 인해 점점 사건의 중심의 인물로 거듭나는 순간까지 긴 과정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습니다. 상영시간이 2시간이지만 실질적으로 2시간 30분짜리영화를 본듯한 느낌의 밀도였습니다. 주맹증이라는 일종의 장애로 인한 한계적인 상황으로 중반까지 이어지는 부분의 전개 과정이 나름 치밀한 편이었습니다. 그리고 인조 임금을 연기한 유해진, 주맹증을 연기한 류준열 배우의 연기력이 상당히 돋보였습니다. 또 조연들도 중간중간마다 극이늘어지지 않게 전개가 자연스럽게 흘러가도록 잘 풀어줍니다.
다만, 밀도있는 내용과 흐름, 전개와는 달리 뚜렷한 단점도 많습니다. 일단 가장 큰 점은 주인공인 경수의 주맹증을 다루는 부분입니다. 분명 주인공의 주맹증이란 요소를 중반까지의 전개로 잘 활용했으나 중후반부터는 이 주맹증이란 요소를 일종의 서번트 신드롬급으로 다루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단지 낮처럼 밝을 때는 앞을 못보는 것이고, 어두울 때는 어느 정도 형태를 구분할 수 있을 정도의 시력을 회복한다는 것인데 영화속에서 보면 밤만 되면 안경없이 시력이 1.2 이상이 되는 듯한 수준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 부분이 초반의 주맹증이란 장애로 고생하는경수와 후반부 밤에 궁궐을 자유롭게 활보하는 경수의 모습을 보고 나니까 영화가 끝이 났을 때 ‘이게 같은 인물인가?’하는 생각이 계속 들고 개연성이 무너지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또 중간마다 극에 활력을 넣어주는 조연, 주변인물들이 딱 그 순간에만 나오고 그 뒤에 안나오는 식으로 주인공을 위해서만 도구처럼 활용되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초반의 가족이나 한 두 번 정도 얼굴을 비추고 사라지는 동료들 등등이 있었습니다.
주인공을 비롯한 중심 인물들간의 갈등 구조는 탄탄했고 또 나름대로 신분제나 장애를 겪는 것에 대한 한, 설움을 녹인 대사 등으로 시대상에 대한 메세지를 부여하는 점은 좋았습니다. 전반 경수의 극복기와 후반부 사건의 핵심이 된 경수라는 결이 다른 두 이야기의 차이가 너무 컸습니다. 경수가 가진 한계를 다룬 점에서 개연성이, 주변 인물들의 활용이 너무 일회성이어서 경수가 겪은 이야기로만 그려지고 소재나 역사적인 배경에 비해 작품 전체적인 주제의식이 약해진 것이 아쉬운 점이었습니다. (장애를 극복하거나 혹은 좀 더정치적인 갈등을 다루거나 하는 식으로 갈 수 있지 않았을까..) 이런 부분들만 잘 다듬었다면 단순히 올빼미라는 단일 영화로만 그치지 않고 작품외의 영역으로 회자가 되면서 '올 해의 한국영화 후보' 급으로 더 훌륭한 작품이 나올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작품 외적으로는 시각이 제한된다는 점에서 오히려 경수의 ‘청각’이 더 강조되는 장면들이 많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작품을 감상하실 때 되도록 음향 시설이 좋은 상영관에서 관람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돌비 애트모스 상영관에서 관람하는 것이 이 영화를 관람하는 가장 최상의 극장 관람 환경이 될 것 같습니다.
영화 올빼미에 대한 제 주관적인 평가는 망-평-수-범-명작 중 수작입니다.
반응형'영화 및 영상물 > 영화후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바타: 물의 길 용산 아이맥스, 용아맥 관람 후기 (Avatar: The Way of Water Yongsan IMAX LASER 3D REVIEW) (0) 2022.12.15 원피스 필름 레드 용포디 관람 후기 (ONE PIECE FILM RED Yongsan 4DX REVIEW) (0) 2022.11.29 폴 600미터 영화 관람 후기 (The Fall REVIEW) (0) 2022.11.21 블랙 팬서:와칸다 포에버 아이맥스 관람 후기 (Black Panther: Wakanda Forever IMAX REVIEW) (0) 2022.11.10 송도 메가박스 컴포트 2관에서 프로메어 관람 후기 (PROMARE REVIEW) (0) 2022.10.23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