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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드라마 ‘지옥에서 온 판사’ 시청 후기 (The Judge from Hell REVIEW)
    후기 2024. 11. 9.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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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실버입니다.

    저는 드라마를 그렇게 자주 챙겨보는 편은 아닙니다.

    가끔 가족들과 같이 TV를 보다가 가족이 보는 드라마를 같이 보는 정도에 불과한데요.

    그러던 중 재밌어보여서 1화부터 마지막화까지 챙겨 본 드라마가 있었으니 바로 SBS의 금토드라마 '지옥에서 온 판사'였습니다.

    OTT에선 디즈니 플러스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대략적인 내용은 지옥에서 인간 세계로 추락한 악마 유스타티아가 다시 지옥으로 돌아가기 위해선 

    1년 안에 악인 10명을 죽여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하지만 인간세계에선 죽은 판사였던 강빛나 판사의 육체에 들어가게 되며 여러 일들을 겪게 된다는 내용입니다.

     

     

    1화부터 좀 충격적인 부분이 많았습니다.

    지상파에 방송되는 드라마 치고 굉장히 표현 수위가 상당히 높은 편이었습니다.

    그나마 방송 심의 규정을 준수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긴 했는데요,

    심심치않게 나타나는 신체 절단의 표현이나 굉장히 직접적으로 나타나는 범죄 장면 등에서 작정하고 만든 느낌이 들었습니다.

    다만 아쉬운 점은 방송본 뿐만 아니라 디즈니플러스 OTT에서도 방송본과 똑같이 잔인한 장면에선 부분적으로 모자이크가 되어 나온다는 것은 아쉬웠습니다.

     

    그 외로 인상적인 부분은 영상미가 보통의 드라마보다 괜찮았다는 점이었습니다.

    첫 방송이 이루어지던 9월 21일보다 먼저 촬영이 끝난 사전제작 드라마로 제작이 되어서인지

    소위 '때깔'이 괜찮은 작품이었습니다. 게다가 지옥이라는 사후세계와 초능력을 다루면서 정말 많은 CG와 특수효과, 보정 등도 나름 괜찮은 퀄리티를 보여줬습니다. 또 초반 심판을 진행하는 장면에선 드라마치고 미장센에 꽤 신경을 썼다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후광을 받으면서 계단을 내려오는 유스타티아나 시계방향과 반시계방향으로 회전하며 인간세계를 초월함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연출을 볼 수 있었습니다.

     

    내용 전개 방식도 꽤나 인상적이었습니다.

    초반-중반까지는 1주일 2회차동안 첫 회는 해당 범죄자가 나타나고, 다음 회에 진짜 재판을 통해 악인을 심판하는 방식으로 진행이 됩니다.

    그래서인지 시청률도 심판이 이루어지는 짝수회차가 좀 더 높게 나오는 편이지요.

    하지만 8화를 기점으로 심화가 되면서 이런 2회를 기준으로 전개되는 방식에서 진짜 배후를 향해 점점 심화하는 과정으로 변합니다.

     


    드라마에서 나타나는 것처럼 사적 제재는 악마가 아닌 인간이 할 수도 있지만,

    굳이 천사와 악마라는 존재가 나타나는 이유가 무엇인가를 생각해보게 됩니다.

     

    초반부터 정말 강력한 표현 수위를 선보이며 시작을 했습니다. 요즘 말로 '도파민', '사이다'라는 표현이 자연스럽게 떠오를 정도로 작중 등장하는 흉악범을 가감없이 잔혹하게 심판을 합니다. 초반만 하더라도 실제 현실에서 흉악범죄를 저지른 범죄자들에 대해 솜털같이 가벼운 법적 형량으로 인한 사회적인 불신 분위기에 편승해 단순히 사이다성 쾌감만 선사하는 작품인가 했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단순히 범죄자를 처단하는 것이 아니라 범죄를 당한 '피해자'들의 삶을 다루고 있는 부분에서 이 드라마가 담고자 하는 면을 볼 수 있습니다.

    특히 황천빌라의 거주자들이 왜 지금과 같은 삶을 살게 되었는가에 대해 그 이유를 직접적으로 보여줍니다.

    처음엔 너무 범죄 표현을 지나칠 정도로 세세하게 표현한 것이 아닌가 했지만 오히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극복해내며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더 강력하게 강조하고자 하는 의도로 보였습니다. 악인을 심판하는 것은 인간 이외의 존재에게 모두 맡겨버리고, 인간은 '당한 만큼 돌려준다'나 '악인은 무조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처단한다'는 단순한 일련의 과정대로 흘러가지 않고 약하지만 서로 함께하고 보살피는 인간적인 면을 더 소중하게 다루는 느낌이었습니다.

    또한 작중 강빛나 판사의 행적도 나름 의미가 있었습니다. 욕을 먹어가면서 인간 세계에선 가벼운 법 형량을 내리지만, 밤이 되어선 직접 악인을 지옥으로 보내는 '진짜 재판'을 하는 점에서 사적 제재의 원인과 결과를 모두 다 처리함으로써, 자신이 한 행동에 책임을 지는 존재로 그려지는 모습입니다.

     

    다만 좀 아쉬운 부분은 지옥 세계관의 인물들이 중간에 존재감이 확 떨어지는 것인데요.

    가장 대표적으로 그레모리, 이아롱의 캐릭터였습니다. 

    작중에선 악마를 감시하는 비밀경찰같은 느낌으로 뭔가 한 바탕 사고를 칠 것 같은 느낌이지만 정작 너무 어이없는 결론이 나버려서 김이 좀 빠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이 캐릭터를 잘 활용했다면 초반부의 범죄자 등장 - 심판의 흐름에서 중반부 인간 세계의 심판과 지옥에서의 권력 구도 이렇게 투트랙 내용 전개를 통해 좀 더 밀도있고 빠른 호흡의 전개로 몰입감을 더 줄 수 있었을텐데 오히려 그레모리의 행동으로 인해 고속도로를 달리던 차량이 마치 50km/h 속도로 천천히 달리는 느낌이 되었습니다. 

     

    전체적으로 기존에 볼 수 없었던 파격적인 드라마였습니다.

    범인을 무자비하고 잔인하게 심판하면서도 범죄의 피해자들에 대한 삶을 다루는 점에서 이 드라마는 쾌감과 의외의 인간미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아직 이 작품은 세계관 부분에서 다루지 못한 점이 많고, 현실의 분노를 제대로 풀어주는 작품이 흔치 않았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시즌 2가 빨리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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