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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브루탈리스트 관람 후기 (The Brutalist REVIEW)영화 및 영상물/영화후기 2025. 3. 4. 00:14반응형
안녕하세요, 실버입니다.
이번에 관람한 영화는 작년 베니스 국제 영화제에서 은사자상을 수상하고,
오늘 있었던 아카데미, 오스카 시상식에선 남우주연상, 촬영상, 음악상을 수상했습니다.
영화의 대략적인 내용은 이렇습니다.
2차 세계대전, 홀로코스트에서 살아남고 헝가리 출신이며 유대계 건축가인 라즐로 토스는 미국으로 건너가 자신의 천재성을 알아본 부유한 사업가인 해리슨에게 기념비적인 건축물을 세워달라는 의뢰를 받습니다.
하지만 정작 건축이 시작되고부턴 그의 뜻대로 건축도 삶도 제대로 돌아가지 않습니다. 자신의 가치관이 담긴 건축 설계엔 계속해서 간섭이 들어오고, 가족들과의 사이도 복잡해지는 가운데 낯선 미국 땅에서의 삶은 점점 고난 속으로 빠져들어가는 내용입니다.
상영시간이 215분. 3시간 35분이라는 굉장히 긴 상영시간을 가진 영화입니다.
그리고 상당히 감정선을 건드리는 잔잔한 영화이지만, 동시에 몰입감은 상당한 영화입니다.
일단 브루탈리스트 제목의 의미부터 사전에 알고 가면 좋습니다. 건축 양식 중 하나인 '브루탈리즘'을 하는 사람이라고 보시면 좋습니다. 브루탈리즘은 간단하게 노출 콘크리트를 통해서 적은 창문, 기하학적인 외부 형태를 띄고 있으며 콘크리트 소재 자체의 저렴한 비용, 실용성, 효율성을 강조한 건축 양식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우리나라에 있는 건축물 중에선 서울 강남에 있는 고속버스터미널이 가장 대표적인 예시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20세기 중반에 널리 유행한 방식인데요, 미국에선 1950년대~70년대에 유행했다고 하지요.
정말 딱 필요한 소재, 양식, 구조로만 구성된 건물을 짓는다는 이 건축양식이 영화에도 그대로 반영되는 느낌이었습니다.
가장 먼저 음악부터 이런 특징이 강하게 나타납니다. 처음부터 나오는 overture, 서곡 음악은 그냥 하나의 소음이지만 점차 그 여러 소음들이 모이게 되고, 또 박자감을 갖추게 되다 절정을 맞이하면서 악기 소리와 함께 하나의 웅장한 음악으로 탄생이 되어갑니다. 여러 자재들이 모이고, 그 자재들이 적재적소에 위치하고 쌓이다가 어느 순간부턴 건물의 형태를 띄게 되는 과정을 생각해보면 이 작품의 음악이 단순히 영화의 배경을 채우는 것 뿐만 아니라 작품 전체를 요약하고 정리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또 작품의 전개 방식 역시 건축의 계획-진행 과정을 따르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영화는 서막 - 1부 - 인터미션 - 2부 - 에필로그 이렇게 구성이 되어 있습니다. 인터미션을 기준으로 크게 1부, 2부로 나눠서 볼 수 있습니다. 전반기의 내용은 라즐로 토스가 유럽에서 탈출해 미국으로 가고, 거기서 힘든 삶을 지내지만 부유한 사업가의 눈에 들어와 대형 프로젝트를 의뢰받게 되고, 동시에 자신의 가족들도 미국으로 이주시키려는 계획을 세우게 됩니다.
그리고 인터미션은 건축에 있어 탄탄대로를 걷게 되고, 자신의 가족을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가진 라즐로 토스의 가장 행복한 순간, 다른 표현으로는 '고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건물로 치자면 가장 높은 첨탑, 정상 위에 올라선 느낌이지요.
하지만 인터미션이 끝나고 2부가 시작되고, 자신의 가족들을 만나고서부턴 굉장한 하강 곡선을 그리기 시작합니다. 자신의 자존심에 상처가 되는 말들의 향연과 역경 고난, 그리고 계급적인 조롱까지 몰아쳐 오기 시작합니다. 이렇듯 영화의 분위기나 감정선이 인터미션을 기준으로 '계획'과 '어긋나는 현실'의 대비 / 상승-하강의 대비를 느낄 수 있는 모습입니다. 마치 고층 빌딩 한 쪽 입구로 들어와 정상까지 올라갔다 반대쪽 출구로 나가는 느낌입니다. 이는 또 초반 크레딧과 엔딩 크레딧에서도 이런 대비를 느낄 수 있습니다. 초반의 스탭 크레딧의 경우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직선의 형태로 깔끔하게 흘러가지만, 엔딩 크레딧의 경우 오른쪽 위로 사선으로 올라갑니다. 다만 두 크레딧의 경우 일반적인 크레딧의 경우 '어떤 분야 - 사람 이름'이 동시에 나오지만, 본 작품의 두 크레딧은 방향이 어떻든 간에 '어떤 분야'가 먼저 나오고 '사람 이름'이 그 다음으로 나오게 됩니다. 어떻게 보면 뼈대부터 만들어 나가는 건축적인 느낌과 유사하다고 볼 수 있는 부분입니다.
또 이 작품에서 뺴놓을 수 없는 것이 배우들의 연기력이었습니다.
주인공인 라즐로 토스역을 맡은 에이드리언 브로디는 이번 오스카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고,
그 외에 그의 부인인 에르제벳을 연기한 펄리시티 존스, 라즐로에게 건축을 의뢰하는 사업가 밴 뷰런 역을 맡은 가이 피어스 등 주연 조연 할 것 없이 정말 집중하게 만드는 연기력을 선보입니다.
강렬함, 짜릿한 재미, 화려함, 화끈함과는 거리가 먼 작품입니다.
하지만 3시간 30분이 넘는 상영시간동안 지루함을 느끼지 못 할 정도로 인물들의 감정선을 세세하게 담아내고 있다는 점에서 굉장히 완성도가 높은 작품이었습니다. 그리고 중간 15분간의 인터미션, 쉬는 시간이 있었기에 좀 더 관람하는데 수월했습니다.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비록 작품상을 수상하진 못했지만 그 후보에 오를만한 자격이 있음을 느낄 수 있었던 작품이었습니다. 제 주관적인 평가는 망-평-수-범-명작 중 범작입니다.
+쿠키는 없습니다.
+베드신이 꽤 많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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