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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제미니 맨 3D HFR (60프레임) 관람 후기, 리뷰 (Gemini Man 3D HFR REVIEW) - 기술만 남다.
    영화 및 영상물/영화후기 2019. 10. 14. 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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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실버입니다.

    지난 토요일엔 부평 롯데시네마에서 영화 제미니 맨을 관람했습니다.

    라이프 오브 파이의 감독이었던 이안 감독이 이번 영화의 감독을 맡았습니다.

     

     

    영화의 전체적인 내용은 이렇습니다.

    전설적인 킬러로 유명한 최고의 요원 헨리(윌 스미스)는 은퇴를 앞두게 됩니다. 하지만 정부의 추격을 받게 되고 도망을 치며 가까스로 위기를 모면합니다. 수차례 위협에서 벗어났지만 만만치 않은 상대가 나타납니다. 그 상대의 얼굴을 확인하는데 자신과 똑같이 생긴 사람이었습니다. 알고 보니 자신의 DNA로 만들어진 복제 인간이었습니다. 복제 인간의 배후엔 제미니 프로젝트가 있었고, 헨리는 동료들과 함께 이 프로젝트를 막기 위해 고군분투를 펼치게 됩니다.

     

    이 영화에 대해 할 이야기는 많습니다. 크게 두 가지 이야기를 할 텐데, 먼저 영화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HFR’에 대해 이야기하겠습니다.

     

    1.

    영화를 보고 나서 든 생각은 전체적으로 영화에 큰 재미가 안 느껴지고 특히 개연성이 부족하다.’였습니다.

    예고부터 윌 스미스 VS 윌 스미스를 전면에 내세웠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왜 복제가 되었는가, 어떻게 자기 자신이 복제된 나 자신과 싸우는가, 어떤 갈등을 펼칠 것인가,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등등 여러 궁금증이 있었는데 그 어떤 질문에 명쾌한 답변을 얻지 못했습니다.

    내용에서 맨 처음 왜 동료가 되었는지부터 시작해서 제미니 프로젝트가 진행된 이유까지 절반은 그냥 어쩌다보니식으로 퉁치고 나머지는 대사로 말하면서 장황하게 등장인물과 관객에게 설명을 합니다. 모든 일이 그냥 짜인 상황에서 수동적으로 일어납니다. 갈등이 최고조인 순간이지만 WWE의 서로 헐뜯는 마이크워킹 같은 느낌의 대사 주고받기가 아닌 TED쇼에서 전문가와 진행자가 대담하는 식입니다. 그리고 주인공 일행은 세계 각지에서 위협을 받지만 정말 자유롭게 온 대륙을 돌아다닙니다.

     

    2.

    대사나 이야기뿐만 아니라 영상 컷도 너무 단조롭게 느껴졌습니다. 얼마 전 개봉한 영화 조커와 비교가 되는데 영화 조커는 거의 대부분의 장면이 사람들 얼굴을 클로즈업하거나 적어도 1/3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클로즈업이 많았습니다.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적어도 몰입되도록 하나하나 구도가 잘 맞춰져 있고 여기에 컷 편집도 자연스럽게 흘러갑니다.

    하지만 영화 제미니 맨은 액션 장면도 있고 더 많은 사람들이 등장하며, 다양한 장소에서 실내, 야외, 낮과 밤 등 다양한 시간대까지 존재하지만 대다수 장면이 대사로 세계관 설정, 인물 설정, 등장인물의 철학 등을 이야기합니다. 게다가 사람이 두 명이 되었든 세 명이 되었든 거의 대부분의 컷이 숄더 샷(어깨걸이)에 한정적이라 오히려 조커보다 더 영상이 단조롭게 느껴졌습니다. (추측컨대 아마 HFR효과를 적용시키기 위해 일부러 이런 구도, 이런 컷편집을 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그나마 다양한 컷이 있는 액션 장면은 제가 느끼기로 전체 영화 분량의 20퍼센트 수준이었는데 그 외 나머지 부분은 위의 단점들이 상시 대기중입니다.

     

    3.

    관객이 집중하며 보기 어려운 이 영화에서 그나마 활약하는 것은 윌 스미스의 연기력입니다.

    12역이라는 꽤 어려운 역할(심지어 액션도 펼칩니다.)을 정말 잘 해냅니다. 상반기 알라딘의 지니에 이어 또 다른 도전에 성공했다고 봅니다. 그와 더불어 CG기술도 한 몫을 했는데 젊은 윌 스미스의 모습을 잘 구현했습니다. 인디펜던스 데이 1편의 모습과 정말 비슷하게 잘 구현했는데 디에이징 기술이 상당히 발전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복제인간과 맞붙거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오고 가는 내용의 이야기들을 영화로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4.

    본격적으로 HFR에 대해 이야기하겠습니다. 우선 HFRHigh Frame Rated의 약자로, 일반 영화들이 초당 24프레임 규격으로 상영이 된다면 HFR규격의 영화는 이의 2배인 48프레임 이상으로 상영된다는 뜻입니다. 요즘엔 60프레임, 144프레임의 TV와 모니터까지 출시되고 있으니 한 번 쯤은 우연히 60프레임 급의 영상을 보셨을 겁니다.

    이 영화는 3D 카메라를 통해 4K 화질의 영상을 무려 120프레임으로 촬영했습니다. 4K, 3D, 120프레임. 이것이 영화 제미니 맨의 영상 원본 스펙입니다. 하지만 이 스펙을 온전히 상영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춘 상영관이 전 세계에 많지 않습니다. 기본적으로 돌비 시네마가 120프레임 상영이 가능하나 우리나라는 돌비 비전은 없고 오디오 특화인 애트모스만 있습니다. 레이저 아이맥스는 2D로 상영을 하기로 결정이 났고, 메가박스의 MX관은 내부 시험 영사에서 오류가 나서 3D 상영을 완전히 포기했습니다. 그나마 롯데시네마의 일부 상영관에서 3D HFR을 상영하지만, 120프레임이 아닌 60프레임으로 상영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합니다. 그나마 인천에선 롯데시네마 부평지점에 딱 하루에 한 번만 상영합니다.

     

    5.

    60프레임으로 일부 저하된 환경에서 관람했지만 HFR의 시각효과는 상당합니다. 한 번은 체험할 가치가 있다고 느꼈습니다. 다른 영화에 비해 더 생동감 있고 현실적으로 다가옵니다. 특히 수중 장면과 오토바이, 최 후반부의 전투 장면에서 기관총 사격 때는 HFR의 진가가 최대로 발휘됩니다. 극장에서 영화 보는 게 아닌 TV보는 것 같은 느낌이지만 소스 자체가 프레임이 높은 영상이라 일반적인 TV에서 60프레임 영상을 보는 것보다 훨씬 더 자연스럽게 움직입니다.

     

    6.

    이번 영화 제미니 맨에서의 HFR 기술은 신선하고 인상적이었지만 HFR 기술이 더 많이 활용되기는 어렵다고 봅니다. 카메라가 만들어지고 영화가 만들어지고, 극장이 생기고, 그 이후에 TV가 등장하는 역사가 이어지면서 영화계와 TVTV의 발명 이후로 지금까지 나름대로 경쟁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가정에서도 볼 수 있는 TV의 등장으로 위기감을 느낀 극장과 영화계는 시네마스코프라는 가로로 긴 광활한 화면 비를 만들면서 가정에 있는 TV로는 느낄 수 없는 광활한 풍경을 통해 영상으로 압도했고, 후에 아이맥스와 돌비 비전 등 일반 TV보다 훨씬 더 뛰어난 영상 스펙으로 TV의 시대에서 계속 존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TV역시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전환되는 시기에 홈시어터라는 개념을 통해 와이드 스크린의 시대를 열었고, 영화계는 아바타를 통해 3D 시대를 선포합니다. 이처럼 영화계와 TV(모니터 포함)은 기술의 발전과 함께 상대의 매체를 위협, 압박하며 생존하고 있습니다.

    극장, 영화계의 HFR기술에 대해 어렵다고 보는 이유는 이미 TV와 모니터 스크린이 프레임으로는 너무 앞서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모니터로는 144프레임까지 화면이 나오는 시대인데 이제 영화는 120프레임으로 대응하는 수준입니다. 아이맥스의 독자적인 화면비율이나 돌비 애트모스같은 사운드 구축같이 일반 가정에서 TV로 할 수 없는 '압도'적인 특징이 아닙니다. 그리고 지금 전 세계적으로 HFR 상영 환경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습니다. 우리나라만 해도 60프레임 상영이 한계치입니다. 그나마도 시험 테스트 상영을 하다 오류로 인해 점점 상영관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입니다. 영화 제작사가 많은 예산과 시간을 들여 만든 고스펙으로 영화를 제작했다 해도 영화를 상영하는 극장가에서 고스펙에 맞는 환경을 맞춰야 할 경제적 이득이 없어서 일반 포맷으로 상영한다면 말짱 도루묵입니다.

    호빗 이후로 6년 만에 다시 세상에 나온 HFR기술, 시각적인 효과도 엄청나지만 아바타가 선포한 압도적인 영화계의 3D 시대 이후 극장의 환경에 대응하다 사장되어버린 3D TV의 길을 걷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영화 내적으로, HFR에 관한 글을 적다보니 굉장히 양이 많아졌습니다.

    결론으로 넘어가서 영화 제미니 맨에 대한 제 평가는 평작입니다.

    영화는 사라지고 오직 기술만 남아버렸습니다.

    될 수 있다면 꼭 3D HFR로 관람하시기 바랍니다.

    일반 상영관에서 이 영화를 보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

    HFR 상영 환경에선 젊은 헨리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나왔는데

    프레임의 차이때문인지 일반 상영관에선 CG티가 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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