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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가능한 사랑 관람 후기 (Possible Love REVIEW)영화 및 영상물/영화후기 2026. 10. 5. 00:04반응형
안녕하세요, 실버입니다.
이번에 관람한 영화는 이창동 감독의 8년만의 신작인 가능한 사랑입니다.
국내에서는 투자처를 찾지 못해 넷플릭스의 투자를 받았는데요. 넷플릭스에서 11월 6일 정식 공개되기 전에 극장 선공개로 9월 23일에 한국에서 정식 개봉했습니다.
영화의 대략적인 내용은 이렇습니다.
중공업 회사의 해고 노동자인 호석, 그리고 그의 아내인 미옥.
그리고 해고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를 만드려고 하는 감독 예지와 남편 상우.
이렇게 두 부부가 만나면서 겪게 되는 감정의 변화를 담은 이야기입니다.

썰물같은 현실, 밀물같은 욕심
영화는 첫 장면에서 '남의 것을 탐하지 말라'라는 문구가 나오며 시작합니다. 어쩌면 이 문구가 이 영화 전체를 함축하는 느낌입니다.
서로 다른 두 위치, 환경에 사는 두 부부가 썰물같이 매마른 현실에서 점점 시나브로 밀려오는 밀물같은 각자의 고민과 욕심에 잠겼다가 결국 그 물가에서 빠져 나오는 느낌의 작품이었습니다.
외국계 사모펀드가 극중의 SP중공업을 경영하면서 기존의 노동자들을 해고시키고,
그 해고에 반대하는 시위를 하다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들의 문제와 이들의 삶을 담고자 하는 다큐멘터리 감독의 입장이 담겨져 있습니다.
영화는 두 부부, 4명의 각기 다른 소망 내지 욕심을 담고 있습니다.
호석은 성공한 가장, 미옥은 자유를, 예지는 훌륭한 다큐멘터리 작품을, 상우는 지배욕을 가지고 있습니다. 164분이라는 짧지 않은 긴 상영시간동안 영화는 서서히 관객에게 이들의 삶과 욕심의 이유를 충분히 납득을 시킵니다. 그리고 이들의 삶과 욕심을 품는 것이 자연스러운 우리의 이야기가 될 수 있음을 느끼게 해줍니다. 그리고 후반부 바닷가에서 이들의 현실과 욕심이 충돌하는 순간, 숨죽이며 지켜볼 수 밖에 없는 감정의 흐름으로 마치 처음 들어왔을 때는 넓은 갯벌이었다가 이내 어느 순간 발목까지 물이 찬 것을 깨닫게 되는 느낌을 선사합니다. 그렇다보니 영화가 끝나고 나면 영화 전체를 돌아보게 되고, 왜 그랬을까 왜 그런 말을 했을까 하며 다시 한 번 되돌아보게 됩니다.
계급의 차이라는 점에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자연스럽게 떠올랐습니다. 다만 기생충은 디테일한 표현들이 직접적으로 또 명확하게 그려지면서 영화적인 재미가 한 데 어우러지는 작품이었다면 이창동 감독의 가능한 사랑은 자연스러운 일상에서 우리가 한 번씩 자연스럽게 생각할 수 있는 감정적인 흐름을 서서히 덧대어 담아내는 방식으로 그려냅니다. 기생충은 약간 파국에 가까운 느낌이라면 이 작품은 '그것은 불가능하다'라는 간접적이지만 단호한 결론을 내리는 느낌이었습니다. 결국은 한 데 모여 만날 수는 있어도 자신의 소망, 방식, 색채로 남을 '취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는 과정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한편으로는 이 두 부부의 물질적인 소유의 양에 있어서는 가난한 부부와 풍족한 부부의 차이가 있지만, 정신적인 사랑의 관계에 있어서는 오히려 호석과 미옥의 관계가 더 숭고해보이고, 상우와 예지의 관계는 직접적이고 동물적인 육감의 관계처럼 보여집니다. 또 두 부부가 어떻게 지금까지 오는 과정 역시 오히려 호석과 미옥의 비중이 더 많은 것을 본다면 두 부부 중 아마 감독은 호석과 미옥 부부에 좀 더 비중을 두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물질적인 풍요를 가졌다고 해서 정신적인 풍요, 성숙함까지 다 가졌을까? 하는 또 다른 질문을 던지는 듯한 느낌입니다. 육체적인 교감은 없어도 보름달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낭만과 사랑을 느낄 수 있는 부부이기 때문입니다.
초반과 후반에서 최철의 신발끈으로 수미상관을 이루는 구조 역시 개인적으로 인상적이었습니다.
초반엔 호석이 아들인 철이에게 신발끈을 묶으라고 하지만, 후반엔 상우가 철이의 신발끈을 묶어줍니다. 어떻게 보면 여유있는 삶에 대한 두 부부의 입장 차이를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입니다.
하지만 오히려 철이는 내용이 언급되는 부분이라 자세히 이야기 할 수는 없지만 두 부부 몰래 어떤 것을 하게 됩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이 행동이 일종의 '계급적인 반란을' 소박하게 표현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렇게 보면 실질적으로 호석과 미옥 부부의 해피엔딩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러모로 많은 상징과 은유가 담겨 있으면서도 한 화면 내에서 두 인물간의 심리적 거리감을 표현하는 구도, 사물의 배치나 흐름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단순한 카메라가 어떤 사람들에게는 정말 폭력적인 수단이 될 수도 있고, 흔히 요즘 말로 '빼앗긴 가난'이라고 하는 무조건적인 동정심이 불러오는 오해 등등 여러 감정이 오고 가는 모습을 화면에 잘 담아냈습니다. 알게 모르게 상당히 빠져드는 연출들이 꽤 있었습니다.
그리고 배우들의 연기력 역시 상당히 좋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설경구 배우의 후반부 장면은 저도 모르게 울컥하게 만드는 호소였습니다.
영화가 끝나면서 여운이 알게 모르게 남는 그런 영화였습니다. 제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가능한 사랑에 대한 평가는 S-A-B-C-D 중 'A'였습니다.
+쿠키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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