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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관람 후기 (SAMJIN COMPANY ENGLISH CLASS REVIEW)
    영화 및 영상물/영화후기 2020. 11. 5.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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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실버입니다.

    지난 토요일, 주안역 CGV에서 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을 관람했습니다.

    90년대 직장 생활을 하시던 저희 어머니와 함께 관람했습니다.

     

     

    영화의 전반적인 내용은 이렇습니다.

    서울에 위치한 대기업 삼진그룹, 입사 8년차인 생산관리 3부의 이자영, 허드렛일을 하며 실무 능력은 부서 내에서 탑이지만 현실은 커피타기 담당입니다. 그런 그녀에게 회사에서 공장으로 가서 짐을 옮기라는 일을 맡깁니다. 일을 마치고 다시 서울로 올라오려는데 공장 근처의 하수에서 검은 폐수가 유출되는 것을 똑똑히 보는 이자영. 그리고 하천엔 물고기 떼가 폐사한 채로 떠있습니다. 심상치 않은 일이 벌어진 것을 알고 뒷조사를 하는 이자영. 이 사고를 파고 들어갈수록 더 큰 배후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입사 동기인 수학 올림피아드 우승을 했지만 영수증 회계 일을 하는 회계부 심보람, 날카로운 직설을 날리는 마케팅부 정유나와 함께 폐수 유출 뒤에 숨겨진 진실을 파헤치는 내용입니다.

     

     

    1.

    영화는 1995년을 시간적 배경으로 하고 있고, 서사의 핵심을 이루는 폐수 유출은 1991년 낙동강 페놀 유출 사건을 모티브로 하고 있습니다. 영화 속 모든 것은 90년대에 머물러 있고, 등장인물들의 사고도 90년대의 인식 그대로 갖고 있습니다. 성별로 극단적으로 나누어진 직책, 영화 초반 장면처럼 세계화’, ‘정보화라는 이름으로 급변하는 혼란스러운 시대상을 담았습니다.

    제가 90년대 생이라서 어렸을 때의 기억이 얼핏 남아있긴 한데 영화 속의 풍경은 보통의 다른 영상 작품들보다 90년대를 잘 표현했다고 느꼈습니다. 같이 보시던 어머니는 당시에 영화 속 인물들처럼 유니폼을 입고 회사에 출근하시고 회사에서 마련한 일본어 수업을 들었다고 말씀을 하셨습니다. 특히 등장인물들이 동전을 계속 넣으면서 공중전화를 하는 모습은 디테일과 유머 모두 다 챙긴 장면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모든 면에서 꼼꼼하게 고증을 지키진 못했습니다. 탈색한 머리카락이나 스크린도어가 있는 지하철역 등이 있었지만 개인적으론 영화 흐름에 큰 지장을 주는 요소가 아니었습니다.

     

    2.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은 당시의 현실을 고발하는 식의 무겁고 진중한 영화가 아닙니다. 시대적인 현실을 그려내면서 자연스럽게 웃음을 이끌어내는 유쾌한 영화입니다. 하지만 완급조절이 아쉬웠습니다. 특히 후반으로 갈수록 전개가 급하게 흘러가고, 스케일은 과도하게 커지고, 뜬구름 잡는 방식에 긴장감, 집중이 탁 풀렸습니다. 영화는 중반까지 90년대의 현실을 묘사하는데 공을 들였지만 결말부로 가서 허구’, ‘환상’, ‘판타지적인 요소에 의존합니다. 여기서 허무맹랑한 느낌에 집중이 풀렸습니다. 개인적으로 유쾌하고 모두가 행복한 결말을 위해서 이렇게 할 수 밖에 없었을 거라 생각하지만 아쉬움은 남았습니다.

     

    3.

    이 영화를 보고 가장 인상적인 것은 다양한 세대가 공감할 맛깔 나는 청춘드라마라는 점입니다. 영화 속 모습처럼 당시 삶을 살았던 40,50,60대 분들에겐 추억을, 지금의 젊은 층 특히 사회 초년생들에겐 격려의 메시지를 전해주고 있다고 봅니다.

    살다 보면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선택을 해야 할 때가옵니다. 영화 속에선 직장과 양심 사이에서 고민을 합니다. “무엇이 정답이다!”는 없습니다. 다만 하고 싶은 것을 하라는 메시지를 남깁니다. 그리고 영화 속 대사처럼 어제에 자신보다 더 성장한다면 그게 모범답안이라고 생각합니다. 영화는 이런 메시지를 관객에게 남깁니다. 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은 이런 점에서 돋보인다고 생각합니다. 마치 마시면 힘이 나는 쌍화탕 같습니다.

     

    4.

    영화를 보면서 이자영과 심보람, 정유나 이 3인방의 모습이 주변 친구들 보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흔히 친구들끼리 밥 먹다가 신세 한탄하고 회사가 문제라고 말하는 모습이 정말 친근했습니다. 배우들의 연기가 일상적인 우리네 삶을 잘 표현했습니다. 그래서 더 영화에 빠져들었습니다.

     

    5.

    영화를 감상하면서 의외로 좋았던 요소가 있었는데 바로 음향이었습니다.

    효과음이나 장면 중간에 삽입된 배경음악은 90년대의 풍경이 떠오르는 소리들로 채워졌습니다. 크레딧을 보니 음악 감독이 달파란이라는 분이었습니다. 몇 년 전 영화 독전에서 소금공장 음악이 영화 전체적으로 가장 강렬한 인상을 남겼었는데 이번 작품에서도 음악은 강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정리하자면 아까 위에도 언급했지만 맛깔 나는 청춘드라마였습니다.

    두루 넓은 세대가 공감 할 수 있고 현실적인 문제와 유머러스함 두 가지를 잘 갖췄습니다.

    다만 후반부로 갈수록 판타지 같은 급전개가 집중력을 떨어뜨린 것 외에 관람에 큰 문제는 없었습니다. 온 가족이 볼만한 영화입니다.

    제 주관적인 평가는 '수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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