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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억의 레트로 아이템, 삼성 개구리카세트(오디오) 라디오 RC-A260Y 구매기. 그런데 북한산?
    일상 2021. 6. 12. 0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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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실버입니다.

    오늘은 제가 아주 오래된 물건을 하나 구매했습니다. 바로 개구리카세트입니다.

    사실 제가 어렸을 때 집에 있던 물건이었습니다만, 이사를 여러번 가면서 짐을 정리하다 사라졌습니다. 제겐 꽤나 많은 추억이 깃든 물건이었습니다. 이걸로 초등학교 시절엔 재능교육 영어수업을 카세트 테이프로 들으면서 진행했었고, 또 라디오를 들었던 적도 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바로 개구리를 형상화한 외형 디자인입니다. 지금 봐도 상당히 개성이 넘치는 디자인과 색상입니다.

     

     

     

    개구리 카세트로 알려진 이 제품은 정확한 모델명으로는 RC-A260Y입니다.

    예전에 사용했다는 것만 기억하지 이 제품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몰라서 한 번 검색을 해봤습니다. 검색을 하다 보니 1996년도에 작성된 기사가 나왔습니다.

    https://www.donga.com/news/Economy/article/all/19961117/7208396/1

     

    알고 봤더니 19966월에 출시되었다고 합니다. 당시엔 노란색과 옥색 총 2가지 색상으로 출시했으며, 움츠리고 앉아 있는 개구리의 모습을 형상화했는데 제조사는 자연으로부터 멀어진 어린이들에게 동물에 대한 상상력을 키워주기 위해 개구리를 형상화해서 관심을 끄는데 성공했다고 합니다. 이 제품의 제조사는 삼성전자입니다.

    워낙 개성이 강한 디자인이라서 당시에 굿 디자인 마크도 얻었고, 인기가 좋아 첫 달에만 5천대가 판매되었다고 합니다. 당시 출시 가격은 44900원이었다고 합니다. 또 어린이가 내던지고 장난쳐도 버틸 수 있도록 튼튼하게 만들기 위해 품질관리를 까다롭게 했다고 합니다.

     

    이미 세상에 출시가 되었을 때부터 많은 이들에게 인기가 좋았던 제품. 하지만 2021년 현재는 단종이 된 지 오래이며, 모습을 구경하는 것도 어렵습니다. 가끔 중고거래 글이 올라옵니다만 제가 사용했던 노란색 모델은 인기가 좋은지 올라오자마자 바로 팔리는 글만 구경했습니다. 그러던 중에 6월 달에 판매 글이 올라온 것을 발견했고 바로 연락을 통해 구매을 진행했습니다.

     

     

    다행히도 판매자가 근처에 계셔서 직거래를 통해 바로 구매했습니다.

    간만에 보는 제품이다 보니 신기함보다는 익숙한 내 물건을 다시 찾은 느낌이 강합니다.제가 알기론 노란색 모델은 2000년대 초반까지만 생산이 된 걸로 알고 있는데 그 말은 즉 이 제품이 20년 정도가 된 상태라는 것이겠지요.

     

    북한에서 2000년 12월에 제조된 제품입니다.

     

    바로 제조년월을 살펴보니 200012월에 제조되었습니다. 20년이 넘은 제품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특이한 점을 발견했습니다. 원산지가 DPRK로 되어 있습니다. 바로 북한입니다. 제조원은 10.5 자동화 종합공장. 검색을 해보니 평양에 위치한 전자기기 공장입니다.

    이 때 당시엔 사상 첫 남북정상회담이 진행된 지 반년도 안 된 상태였고, 개성공단이 조성되기 4년 전입니다. 어떻게 해서 삼성전자의 제품이 북한 평양의 공장에서 생산이 되어 국내에서 판매되었는지 또 검색을 해봤습니다. 그랬더니 2000년에 작성된 기사를 통해 대략적인 일을 확인 할 수 있었습니다.

     

    https://m.etnews.com/200007290071?obj=Tzo4OiJzdGRDbGFzcyI6Mjp7czo3OiJyZWZlcmVyIjtOO3M6NzoiZm9yd2FyZCI7czoxMzoid2ViIHRvIG1vYmlsZSI7fQ%3D%3D

     

    https://m.etnews.com/200006090164

     

    이 두 기사를 보면 남북 관계에 훈풍이 불면서 남북교역이 이루어지게 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삼성 역시 여기에 참가했고 98년에 자사에서 분사시킨 유무선전화기 생산회사인 노비타의 인력을 평양에 파견해서 유선전화기와 이 개구리 카세트레코더 오디오의 생산체계를 구축했다고 합니다. 이로 인해 일부 제품에선 북한에서 제조되었던 것입니다. 꽤 많은 제품이 제작이 되었는데 당시에 남북분단의 고통을 겪은 이산가족 분들도 고향을 그리워 하면서 구매했다는 이야기도 기사 속에 담겨 있었습니다. 참 신기합니다. 보통은 중국에서 제조된 경우가 많은데 북한산 제품이라니. 마치 요즘 게임으로 하면 레어급 제품 같습니다.

     

    아무튼 원산지에 대해선 이정도로 정리 하고 실사용을 위해 기기를 둘러봤습니다.

    겉면엔 개구리 눈처럼 생긴 다이얼 두 개가 있습니다. 왼쪽은 음량 조절,

    오른쪽은 라디오 주파수를 맞추는 튜너 다이얼입니다.

    그리고 위엔 여러 버튼과 카세트를 넣는 공간이 있으며 전면 중앙 하단엔 스피커와 마이크가 있습니다.

     

     

     

    오른쪽엔 테이프, fm, am을 선택해서 사용할 수 있으며,

    왼쪽엔 모노사운드 헤드폰 잭이 있습니다. 스테레오가 아닙니다!

     

     

    그리고 뒷면엔 안테나와 건전지 4개를 집어넣는 공간이 있습니다.

    가정에서는 전선을 꽂아서 사용할 수 있고, 야외에선 건전지를 연결하여 들고 다니면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전원을 연결하고 직접 사용해봤습니다. 라디오 잘 나옵니다. fm, am 둘 다 전파가 잘 잡힙니다.

    라디오 상태를 확인했으니 이제 대망의 카세트 테이프를 사용해보겠습니다.

    이번에 들어 볼 카세트 테이프는 작년에 구매했던 놀면 뭐하니의 싹쓰리 앨범입니다.

    90년대 복고 열풍을 주도하며 출시된 앨범인데 한정판이라 할 수 있는 스페셜 버전엔 CD뿐만 아니라

    카세트 테이프도 같이 동봉되어 음악 뿐만 아니라 구성품도 당시 90년대의 향수를 자극하도록 제작되었습니다.

     

     

     

     

    카세트 테이프를 넣고 재생 버튼을 누르니 정상적으로 음악이 나옵니다.

    지금의 디지털 음향에 비해 그렇게 깔끔한 소리는 아니지만 소박했던 그 시절의 음향은 여전합니다.

    다만 한 가지 문제점을 발견했는데 바로 뒤로감기가 작동하지 않습니다. 다른 버튼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만 뒤로가기만 안됩니다. 그 기능을 하는 부품이 헛도는 걸 봐선 고장이 난 것 같습니다. 이러면 음악을 한 번만 듣게 되는 꼴이 될 텐데, 옛날처럼 구멍에 연필같은 걸 꽂아두고 계속 빙빙 돌려야 하나 생각이 듭니다. 단종된지 꽤 오래 된 제품이라 수리맡기는 것도 한계가 있을 텐데 걱정입니다.

     

    이렇게 추억 속에 있던 물건을 다시 구해서 감회가 새롭고 좋았습니다만,

    고장난 뒤로감기 버튼을 수리를 맡겨야 하는데 수리가 가능할지 걱정이 듭니다.

    그리고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카세트테이프도 몇 개 구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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