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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거미집 관람 후기 (COBWEB REVIEW)
    영화 및 영상물/영화후기 2023. 10. 4.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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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실버입니다.

    2023년 9월 27일에 정식 개봉한 한국영화 '거미집'을 지난 추석 연휴에 관람했습니다.
    영화 거미집은 반칙왕, 장화홍련, 달콤한 인생, 좋은놈 나쁜놈 이상한놈(놈놈놈), 밀정, 그리고 최근에 인랑의 감독을 맡은 김지운 감독의 신작 장편 영화입니다. 

     

    영화의 대략적인 내용은 이렇습니다.
    1970년대, 데뷔작 이후로 평론가들에게 혹평을 받으며 살아가는 김감독은

    자신이 이미 촬영을 다 마친 '거미집' 영화를 다시 찍기로 마음먹습니다.  

    이번 재촬영만 진행되면 거미집은 걸작이 된다는 믿음 아래로 딱 이틀동안만 허락된 추가 촬영을 진행합니다.

    하지만 새로 쓴 시나리오는 심의에 걸리고, 제작사는 반대, 배우들은 스케줄이 꼬이는 상황에서 점점 아수라장이 되어가는 상황을 그린 블랙 코미디 드라마 작품입니다. 

     

     

    저는 이 영화 추석 연휴에 개봉한 영화들 중 가장 재밌게 봤습니다. 유머와 완성도, 짜임새 등 여러 요소들이 상당히 훌륭합니다. 해외 영화 중 '버드맨'과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의 장점들을 적절하게 잘 배합한 영화였습니다. 두 작품들을 모두 보셨다면 이 영화의 장점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버드맨에서 연기력이 출중한 배우들이 펼치는 작품에 대한 집착과 열정, 그리고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 에서는 카메라 앞과 뒤를 넘나드는 현장과 비하인드의 안타깝지만 웃긴 상황들이 잘 섞였습니다. 영화 거미집은 여기에 70년대라는 시대적인 배경을 이용해 '검열'이라는 요소도 새로 집어넣었습니다. 이를 통해 영화는 정말 예측하기 어려운 방향으로 계속 흘러가고 작품에 대한 일종의 광기와 집착이 모이게 됩니다. 

     

    또한 이 영화는 액자식 구성, 극중극, 혹은 투트랙 구조로 내용이 전개됩니다. 70년대 흑백 영화 거미집의 결과물과 컬러로 그 거미집을 촬영하는 상황 이렇게 두 내용이 동시에 진행이 됩니다. 굉장한 점은 '거미집'과 거미집 '제작 현장'의 상황이 서로 상호작용을 하고 두 이야기가 한 영화에서 기-승-전-결 구조를 갖고 끝날 때는 두 이야기가 깔끔하게 동시에 마무리가 됩니다. 그렇다 보니 한 영화를 보는데 두 개의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고, 이로 인해 굉장히 밀도 있게 쉴틈없이 상황이 몰아칩니다. 

     

    배우들의 연기력 역시 빠지지 않습니다. 기본적으로 이 작품 속 배우들은 1인 2역을 하는 것과 다름이 없습니다. 흑백영화 거미집 속 70년대식의 과장된 목소리 톤과 영화를 제작하는 현실 속의 목소리 톤 둘 다 보여줘야 하기 때문입니다. 작품 속 모든 인물들이 수준급의 연기력을 선보입니다. 감독, 배우, 제작사, 검열관, 조연배우, 스태프 등 여러 인물들이 모인 군상극을 이루는 이 작품에서 모든 등장인물들이 자신의 역할을 정말 훌륭하게 소화하고 있습니다. 

     

    블랙 코미디, 군상극으로서의 재미도 상당합니다. 시대적인 상황이나 배우들의 관계, 각자 인물들의 삶과 처지 등이 서로 얽혀가는 가운데 점점 광기로 향하는 과정에서 상당히 신선한 유머들이 쏟아져 나옵니다. 다만 이 유머가 크게 한 방!이 아니라 잔잔하게 조금씩 꾸준히 들어오는 것이라 사람에 따라 전체적으로 밋밋하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막장이고, 또 다르게 보면 치정극이면서도, 누군가에겐 열정을 불태우고, 다른 이에겐 그저 사랑이 담긴 상황에서 이 모든 것이 얽힌 거미집이란 촬영 스튜디오 현장에 관객을 이끄는 힘이 상당합니다.

     

    묘하게 작품 속 김감독이 실제 김기영 감독과 연관되는 느낌이 있습니다. 특히 '불'을 다루는 부분이 대표적이었습니다. 실제로 지금은 극적으로 합의가 되었지만 개봉 전엔 유족측의 상영금지 가처분 소송 제기가 있었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개인적으로 '이 영화가 굳이 추석 연휴에 개봉했어야 하는가' 하는 아쉬움이 들었습니다.

    영화의 완성도는 추석 연휴 개봉작 중 가장 좋았지만 일반 관객에게 다소 생소한 영화 제작이라는 특수한 상황을 소재로 하고 있고, 극중극이란 형식을 취하다 보니 일반 관객들의 평과 영화 매니아층 - 평론가층 사이에서 호불호가 크게 갈리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10월 중순 이후의 비수기를 노려서 개봉을 했다면 오히려 흥행적인 부분에서 입소문을 타기 쉽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었습니다.

     

    영화 '거미집'에 대한 제 평가는 망-평-수-범-명작 중 '범작'이었습니다. 

    신선함은 물론, 짜임새와 연기력, 영상미 무엇 하나 빠지는 부분이 없었습니다. 

    흥행이 좀 안타까울 뿐입니다. 

     

    *쿠키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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