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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트 듀얼 : 최후의 결투 관람 후기 (The Last Duel REVIEW)영화 및 영상물/영화후기 2021. 10. 28. 02:12반응형
안녕하세요, 실버입니다.
이번 글은 리들리 스콧 감독의 신작 영화인 라스트 듀얼 : 최후의 결투 관람 후기 글입니다.
블레이드 러너, 에일리언, 프로메테우스, 클래디에이터, 마션 등 굵직한 명작을 남긴
할리우드의 명장 중 한 명인 리들리 스콧 감독의 신작입니다.
이번 영화는 14세기 후반 프랑스에서 실제로 있었던 장 드 카루주와 자크 르 그리 사이의 결투재판을 원작으로 한 영화입니다.
주위에서 호평은 많이 나오는데
상영하는 극장이 정말 적어서 겨우 오늘 관람하고 왔습니다.
지난 10월 20일에 개봉했고 상영시간은 152분입니다.
영화의 전체적인 내용은 이렇습니다.
14세기 후반, 유서 깊지만 재정이 안좋았던 가문 카루주 가문에
프랑스와 잉글랜드를 망명했던 가문의 딸인 마르그리트가 카루주 가문의 장 카루주와 결혼을 하게 됩니다.
한편, 장이 잠시 집을 비운 사이에 장의 절친한 친구였던 자크 르 그리가 불시에 침입, 장의 부인인 마르그리트를 겁탈합니다.
이에 마르그리트는 자크 르 그리를 고발하지만 권력이 뒷받침하고 있던 자크 르 그리에겐 소용이 없었습니다.
결국 장은 왕이 보는 앞에서 살아남는 자가 정의가 되는 결투 재판을 신청하게 됩니다.
왕은 이를 받아들이게 되고 마지막까지 싸우게 되는 결투 재판을 하기로 결정합니다.
그렇게 서로 다른 주장이 엇갈리는 가운데 마르그리트의 운명에까지 영향을 끼칠 결투 재판이 시작됩니다.
이야기 하기 앞서 많은 분들께서 이 영화가 라쇼몽같다고 하시는데 사실 전 라쇼몽을 본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라쇼몽에 대한 이야기, 연관된 이야기, 차이점에 대해서는 이야기 할 수 없고 순수하게 이 영화에 대한 감상만 놓고 이야기 하려고 합니다.
사실 이 영화는 관람해야겠다는 생각이 강한 영화는 아니었습니다.
그렇지만 많은 분들께서 호평을 아끼지 않았고, 특히 최후의 결투 장면에 대한 호평이 많았습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이야기만 듣고 저는 그냥 두 중세 기사의 결투 정도로만 생각하고 관람을 했습니다.
하지만 제 예상과 전혀 다른 작품이었습니다만 그럼에도 굉장히 잘 만들어졌고 흥미롭고 굉장히 센 영화였습니다.
영화는 마르그리트가 성범죄를 당한 일을 바탕으로 당사자인 세 인물의 서로 다른 시점으로 반복해서 보여줍니다. 첫 번째는 마르그리트의 남편인 장 카루주의 입장에서, 두 번째는 피의자인 자크 르 그리의 입장에서, 세 번째는 피해자인 마르그리트의 입장에서 진행됩니다.
각 인물들이 겪었거나 느낀 생각을 보여주고 공통적으로 일어난, 똑같은 사건을 약간의 카메라 위치나 방향을 바꿔가며 진행이 되며 관객에게 보여주는 방식입니다.
서로 각자가 진실이라고 주장하는 상황에서 영화는 일단 자체적으로 답을 내립니다.
작품 전체적으로 중심이 되는 인물은 마르그리트입니다. 결투 재판이 벌어지게 된 사건의 피해자임과 동시에 결투 재판의 당사자도 아니면서 결투의 결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인물이기도 합니다. 두 사람 중 누가 살아남느냐에 따라 살거나 죽는다는 것입니다. 분명히 마르그리트는 성범죄의 피해자입니다만 자신의 피해, 억울함을 호소해도 제대로 받아들여지지 않고, 피해를 받은 것 자체가 가십거리로 전락하며, 피해를 증명하는 재판에서도 범죄 사실, 피해 사실보다 그저 하나의 가십거리 궁금증 질의응답식이 되어갑니다.
게다가 주위의 사람들마저 이기적이고 개인적인 욕심으로 인해 점점 더 멀어져가고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전혀 없는 상태가 됩니다. 이렇게 성범죄에 대하여 본질이 점점 흐려지는 현상을 다루고 있습니다.
영화적으로도 성범죄 장면을 표현하는데 있어서 선정성을 아예 배제하고 피해자의 고통만 또렷하게 남깁니다. 그리고 이런 표현, 연출이 각자의입장에서 3번이나 반복됩니다. 개인적으로 영화를 보면서 굉장히 감정의 소비가 심했습니다. 끔찍한 순간을 계속 보게 되니 직접적인 표현이 없음에도 굉장히 거부감이 들고 끔찍했고 나중엔 슬픈 감정까지 들었습니다. 미드소마를 봤을 때처럼 약한 트라우마가 남겨질 뻔 했습니다. 그 정도로피해자가 겪는 상황, 내적 상처에 피할 방법 없이 관객들이 직접 마주보게 됩니다.
리들리 스콧 감독이 괜히 거장이 아니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중세시대 두 남자의 목숨을 건 결투 구조에서 철저히 비틀어버리고, 중세 시대에서 오늘날에도 통하는 주제, 메세지를 뽑아 낸다는 것에서 놀랐습니다. 게다가 선정적인 표현 없이 오롯이 피해자의 고통, 끔찍한 내적 상처를 또렷하게 전달한다는 점에서도 그의 주관이 또렷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최근에 본 영화중에서 가장 여성적인 영화였습니다.
작중에서 일어난 모든 일이 하나로 뭉친 마지막의 결투 장면은 정말 처절했습니다.
장 카루주와 자크 르 그리는 자신의 행위에 대한 정당성, 명예 회복 그리고 목숨이 걸고 처절하게 싸웁니다.
칼질 하나 하나가 굉장한 액션이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최후의 결투 장면에서 박진감보단 슬픔을 더 강하게 느꼈습니다. 마르그리트는 분명한 피해자인데 싸우는 것은 다른 사람임에도 목숨이 저 둘에 달렸다는 것에서 오는 무기력함에 이입이 되었습니다.
내용 면에서는 감정 소비가 상당할 정도로 탄탄했습니다.
내용 외에선 배우들의 연기력, 특히 조디 코머 배우의 연기력에 감탄했습니다. 불과 몇 달 전 프리가이에서 몰로토프걸로 연기했던 배우가 이번엔정말 혼신의 연기를 보여줬습니다. 정말 감정적인 장면들이 많았는데 자연스럽게 이입이 될 정도로 혼신의 힘을 다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아카데미시상식에 강력한 후보가 되지 않을까 싶을 정도였습니다.
그 외의 장점으론 영상에서 느껴지는 시대적인 배경이 생생합니다. 중세 시대 배경이 정말 잘 표현이 되었고, 특히 영화 속에선 추운 계절의 장면들이 많았는데 화면만으로도 찬 바람이 느껴지는 장면, 색감들이었습니다.
단점을 뽑는다면 아무래도 3인의 입장을 듣는 과정에서 반복적인 장면이 차지하는 분량이 꽤 되고
이 과정에서 끔찍한 순간 역시 반복적으로 나오다 보니 자극적인 장면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감정적, 정서적인 소비, 고통이 꽤 컸습니다. 분명히 잘만든 영화인건 맞지만 이런 단점을 통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함부로 추천할 순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트라우마로 작용 될 여지가 충분히 있습니다.
영화 라스트 듀얼 : 최후의 결투에 대한 제 평가는 망-평-수-범-명작 중에서 범작입니다.
시각적인 표현, 잘 짜여진 구조, 훌륭한 비틀기, 시대를 초월한 주제 의식과 발제 등은 좋았지만
고통스러운 부분이 많았던 점은 제겐 단점이었습니다.
+
실제 사생활에서 논란을 겪었던 배우들이 방탕한 역할을 하는 것을 보니 참 미묘한 느낌이었습니다.
+
듄은 시청각적인 만족도가 높아서 여운도 남았지만
이 작품은 내용 짜임새가 좋았습니다. 대신 n회차는 큰 맘 먹고 해야겠습니다.
+
특별관에서 상영했다면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듭니다.
+
남성과 여성 관객들이 각각 서로 좋다고 느낄 부분이 다르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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